이혜경 인천시 마을공동체만들기지원센터장
인천시가 마을공동체를 지원한 지 5년 됐다. 공모사업을 기준으로 185개(공모사업 선정 249개 마을, 중복 64개 마을 제외)의 마을을 지원했다. 그중에서도 지속가능한 마을은 인천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산출 143개에 이른다. 5개 기초지자체(남·연수·남동·부평·계양구)에서 지금까지 공모사업에 참여한 200여 개 마을까지 합치면 350여개의 마을공동체가 발견되고 등장하고 있다. 시는 '사람'과 '공간'에 무게를 두고 마을공동체를 지원한다. '사람'은 '마을활동가'를 말하고 '공간'은 주민과 만남의 장, 생각의 장, 실천의 장을 만드는 마을플랫폼이다. 특히 마을활동가는 마을에 사는 사람 사이를 연결하고 주민의식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시간을 두고 마을사람들을 조직하고 역량을 강화시켜 구심점을 만드는 데 마을활동가의 몫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마을활동가는 앞서서 '나를 따르라'는 사람이 아니라 마을안의 사람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사람들 사이를 연결하는 사람이다. 마을이 가진 자랑과 긍지를 연결하고 눈에 보이는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기도 한다. 개인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공동의 꿈을 발견하는 공론장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주민들의 실천을 북돋운다. 마을활동가는 민과 관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자치가 일어나야 마을에서도 민·관 거버넌스가 가능하다. 이 다리를 놓는 역할을 하는 사람 또한 마을활동가이다.

주민을 만나면서 놀라운 사실은 마을에 '이토록 애정을 가질 수 있나'라는 생각이다. 원도심, 신도시, 도서지역 할 것 없이 마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실천하는 주민들이다. 그야말로 인천을 지탱하는 힘이다. 주민들은 마을의 변화, 즉 사람 사이의 관계 맺기, 마을의 과제 해결 등을 하기 위해 이웃들과 만난다. 그 밑바탕엔 마을에 대한 애정, 사람에 대한 애정이 들어 있다. 누구도 마을활동가라는 명칭을 스스로 칭하지 않았으나 충분하고도 훌륭하게 '마을활동가'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마을마다 있다. 특히 해바라기마을, 영성마을, 거북이 마을, 만부마을, 박문마을 어르신들의 마을활동력은 열정적이고 체계적이다. 영성마을은 주민운영협의체를 뛰어넘어 부녀회를 30명 이상 조직했고, 해바라기마을은 골목을 중심으로 먹을거리를 나누며 마을사람들과의 관계를 잇고 있다.

거북이마을은 주민공동이용시설 운영이 초기엔 조금 어려웠으나 현재는 주민공동기금 마련, 서구노인복지관과 연계사업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통한 마을 활력을 꾀하고 있다. 이렇게 마을활동가는 마을에서 자생적으로 나타나고 있고 마을활동가의 정체성을 발견하며 활동을 지속한다.
마침 지난 7월3일 인천시에 지역공동체과가 신설됐다. 자치행정과를 주무부서로 출발한 지원센터는 3년을 돌아(주거환경정책과, 사회적경제과) 제자리를 찾았다. 주민 주도를 기반으로 한 마을공동체 형성이 근본적인 명제라 지역공동체과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역공동체과와 협력체계를 갖는 지원센터는 그동안 주민자치인문대학, 맞춤형 마을컨설팅, 마을 집담회, 마을상담소, 마을활동가 양성과정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민들을 발견했고 인천마을네트워크로 이었다. 그동안 홀로 있던 마을들이 만나기 시작했고 자발적 교류의 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렇게 발견된 주민역량들은 인천의 마을공동체성을 회복하고 도시를 변화시켜 나가는 데 큰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바탕을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오기 위해서는 결국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마을활동가에 대한 인천시의 지원이 향후 마을발전을 북돋우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서울시는 2013년부터 '서울형 뉴딜 일자리 사업'으로 <지역혁신 청년활동가>을 하고 있고 마을에서 일자리를 가진 청년만해도 350여명에 달한다. 가까운 시흥에서도 '희망마을 코디네이터 지원사업'등 명칭을 달리한 사람에 대한 지원사업이 눈에 띈다. 인천시는 지역공동체과를 신설하면서 인천의 마을공동체성 회복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과 '공간'에 대한 지원은 마을활동을 지속시키는 중심축이다.

사람에 대한 지원 방법은 활동비지원, 교육지원 등으로 가능하다. 이 성과는 마을의 변화와 확장, 사람의 관계 맺기로 나타나고 네트워크의 결과로 모아질 것이다. 나아가 마을계획을 수립하는 주민역량을 모아내는 씨앗으로 작용한다. 지역공동체과는 무엇보다 주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주민과의 협력을 통해 인천 마을들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 아울러 사람 사이의 관계망을 이어나가는 '사람'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마을은 사람의 힘으로 이어간다. '사람'이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