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문사 은행나무 모습.
양평 용문사에 1100년된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42m, 둘레 14m로 천연기념물 제30호다.

가지는 28m 정도 퍼져있고, 동양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나무다.

용문사는 해골에 고인 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대사가 지었다는 설이 유력하다.

용문사 은행나무에는 두 가지 전설이 있다.

고려 항복에 반대한 신라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다가 심었다는 설과 의상대사가 꽂아 놓은 지팡이가 자라서 나무가 됐다는 설이다.

의상은 최고 귀족인 진골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출가해 화엄종을 창시했다.

자기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계율을 지키는 데 철저한 편이었으나 자유분방하고 천재적 기질이 있는 여덟 살 어린 원효와는 친구처럼 지냈다.

이외에도 용문사 은행나무는 톱으로 베려고 하자 나무에서 피가 나오고, 맑던 하늘이 흐려지면서 천둥이 쳤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정미의병이 일어났을 때 일본군이 절을 불살랐으나 이 나무만은 타지 않았다는 이야기, 나라에 큰 이변이 생길 때마다 큰 소리를 낸다는 이야기 등 많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용문사 은행나무는 절대적인 협조자 둘이 있다.
하나는 20m 떨어진 곳에 있는 푸세식 해우소다.

은행나무 뿌리가 모두 거름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정화조가 필요없다.

그 덕분인지 용문사 은행나무는 매해 열가마니 정도의 풍성한 과실을 맺고 있다.

또 하나는 55m 높이의 피뢰침이다.

규모가 웅장해 볼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천둥·번개의 위협에서 든든하게 은행나무를 지켜줬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은행나무와 피뢰침이다. 하지만 한 구절만 더 욕심내도 좋을 것이다.

"너희가 너희를 사랑하는 자를 사랑하면 무슨 상이 있으리오. 하나님은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시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