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곡물거리 손님 발길 '뚝'
"다른 메뉴 추가해 겨우 장사"
▲ 초복인 12일 오후 12시 인천 중구 신흥동의 한 보신탕 집. 점심시간인데도 식당 안이 한산하다.
'복날에 보신탕 한 그릇'은 옛말이 됐다. 보신탕을 즐겨 먹던 과거와 달리 분위기가 바뀌면서 인천지역 보신탕집들은 썰렁하기만 하다. 복날만 되면 손님들로 가득 찼던 풍경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초복인 12일 오후 12시 인천 중구 신흥동 3가 수인곡물거리 인근 한 보신탕 집. 점심시간이지만 식당 안 손님은 단 3명뿐이다. 복날이라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더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날 예약은 점심 2건, 저녁 1건이 전부라고 식당 주인은 하소연했다. 메뉴도 보신탕보다 삼계탕을 더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식당 주인은 "IMF 때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하더니 최근 4~5년 전부터 매상이 절반 이상 뚝뚝 떨어지고 있다"며 "손님이 8명이면 삼계탕 8개를 주문하고 보신탕은 1개 곁들이는 식"이라고 털어놨다.

과거 수인곡물거리는 인천에서 유명한 보신탕 동네였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수인선 열차의 종착역인 수인역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인근에 항운노조 사람들이 이 지역을 자전거를 타고 오고가면서 자연스레 보신탕집 20여개가 생기게 됐다.

하지만 항운노조 인원 등 유동인구가 감소하고,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현재 남아있는 보신탕 집은 7~8개에 불과하다.

이날 이 곳 가운데 전통이 40~50년 된 식당 한 곳을 제외하곤, 대부분 식당은 한산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의 영향도 받고 있다. 보신탕 1인분 가격이 보통 1만3000원으로 비싼 음식에 속하다보니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일부 식당에서는 보신탕이 잘 팔리지 않아 메뉴를 추가하기도 했다. 한 보신탕 전문 음식점은 10여년 전부터 생선 등을 취급하고 있다.

식당 관계자는 "보신탕을 싫어하는 손님이 있는 점을 고려해서 일반 음식도 준비하게 돼 그나마 낫다"며 "옛날에는 복날만 되면 동네에 사람들로 넘쳐났는데 요즘에는 썰렁하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