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곳곳에는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주변을 위해 묵묵히 봉사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들에게는 그 어떤 명예도, 금전적 대가도 따르지 않는다. 바라지도, 원하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기꺼이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 대표적인게 모범운전자와 녹색어머니회원들이다. 사거리 등 출·퇴근길 교통이 혼잡한 곳이나 학교 앞에서 마주치는 이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비바람이 몰아치거나 눈이 쏟아지는 악천후 때는 더 바쁘다. 폭염도, 영하의 추운 날씨도 이들의 봉사정신을 꺾지 못한다.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인천지역에서 활동 중인 모범운전자는 963명에 달한다. 회원들 대부분은 생업시간을 쪼개 교통봉사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도로 위에서 운전자들로부터 받는 모욕과 멸시가 도를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활한 통행을 위해 교통정리를 하다 보면 경적을 울리기는 다반사요 고함을 지르거나 심지어는 욕설을 퍼붓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 회원은 최근 보복·난폭운전이 부쩍 잦아지면서 신변의 위협까지 느낀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현행법상 운전자들은 신호등이 설치된 도로나 교차로에서 모범운전자의 수신호를 우선 따라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범칙금과 벌점이 부과된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은 운전자들의 경시풍조 속에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올해 모범운전자회 수신호 등을 따르지 않아 부과된 범칙금은 한 건도 없다. 현장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회원들이 직접 찍어 경찰에 제출해야 하는 까다로운 절차도 이에 한몫 하고 있다.

등하굣길 학교 앞 건널목이나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길을 위해 애쓰는 녹색어머니회원들이 겪는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혼잡지역이나 학교앞 교통정리를 경찰이 전부 감당하기란 불가능하다. 모범운전자와 녹색어머니회원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란 얘기다. 아무 대가도 없이 일년 열두달 길거리에 나서는 회원들을 버티게 하는 힘은 오로지 '봉사정신' 하나뿐이다. 이들에게 박수는 보내지 못할 망정 욕설을 하는 행위는 옳지 않다. 오늘부터라도 마주치는 교통 봉사원들에게 따뜻한 인사나 격려의 말 한마디씩 건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