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인천지역 청년예술인들이 중구 인천문화재단 앞에서 문화예술 자치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시위도 했다. 이에 앞서 인천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인과 청년예술인들과의 갈등으로 불거진 입장을 홈페이지에 게시했었다.

지난 2013년부터 5년간 공연전문기업 루비레코드가 진행한 '사운드바운드' 행사를 문화재단이 클래식 위주의 '개항장음악축제'로 전환해 예산배정에서도 삭제됐다는 주장이다. 사운드바운드는 중구 신포동 일대 라이브 클럽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열린 음악축제였다. 지난해 인천시의 문화주권 발표당시, 문화예술 우수사례로 발표되기도 했지만 관계 예술인들은 향후 공식행사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문화재단은 '사운드바운드 사업 예산지원 중지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또 청년예술인 14개 주체가 자율적으로 진행해온 문화예술공연이 일방적으로 상의도 없이 시와 문화재단의 주도 아래 '인천청년문화대제전' 행사로 넘어갔다는 것이다. 문화재단은 '청년들이 중심이 되는 기획단을 꾸려 진행되는 축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단은 이 두 가지 사업을 두고 '앞으로 더욱 지역 예술인들과 예술단체들의 의견을 세심히 듣고, 모든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진행하여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천시가 문화주권을 선언한 지 1년도 안 돼 표면화된 문화예술 분야의 갈등은 바로 예술창작행위에 대한 새로운 체제의 간섭으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취임한 문화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최진용 대표이사의 '불통'이 인천 문화예술 활동의 창의성을 묵살하는 독단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최 대표의 다재다능이 오히려 문화예술의 콘텐츠를 직접 바꾸어야 한다는 의욕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문화재단 대표의 성격이 CEO로서의 본분이라기보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역할로 전락됐다는 것이다.

인천시와 문화재단의 과도한 지역예술단체에 대한 도구화와 예술활동에 대한 간섭이라는 예술인들의 주장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 문화예술인들의 역할 신장과 변화를 통해 어떻게 문화인천을 만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