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극복은 원칙·기본 지키는 것...정직·희생정신 리더의 덕목"
▲ 12일 오전 인천 연수구 송도쉐라톤 호텔에서 열린 '제371회 새얼아침대화'에 참석한 윤호일 극지연구소 소장이 '남극세종기지를 지켜낸 극한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위기 극복은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리더는 흔들리면 안 된다." "리더는 되기 쉽다. 하지만 '리더'라 칭(稱)할 수 있는 리더는 되기 어렵다."

윤호일(57) 극지연구소장은 12일 송도쉐라톤호텔에서 새얼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린 제371회 새얼아침대화에서 '극한의 리더십, 남극세종기지를 지켜낸 위기관리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윤 소장은 세종기지 대장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에서 발휘해 할 리더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내년이면 남극 세종기지 건설 30주년이 된다"며 "남극의 생활은 한치 앞을 알 수 없다. 성공이 아닌 실패의 연속"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르헨티나 탐험대 조난사고와 2003년 세종 2호 조난사고 사례를 들며 위기상황에서 리더가 행해야 할 리더십의 자세를 설명했다.

윤 소장은 세종기지 탐험대 사례를 통해 "리더는 근거없는 낙관주의를 배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세종기지 탐험대는 폭풍우를 만난 극한 상황에서도 이틀 동안 견뎌내 결국 대다수 대원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03년 12월 남극 세종과학기지 제17차 월동연구대원들은 남극 맥스웰(Maxwell) 만에서 고무보트 하나로 남극해를 건너다 40시간가량 조난 당했다. 당시 한국은 쇄빙선이 없었다. 이후 2009년 쇄빙선 아라온 호가 남극과 북극 연구에 투입됐다.

윤 소장은 '조현아 대한항공 회항 사건'도 언급하며 "위기 때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완장 내려놓기를 주저해 사태를 더욱 키웠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 또한 원칙과 기본을 지키지 않아 대형참사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직과 균형감각, 사람냄새가 조직을 이끌게 한다"며 "조직은 살아 있고, 사람냄새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리더의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에 앞서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할퀸 몇가지 사례가 있다"며 "해경본부는 빨리 회복하고 강화해서 인천에 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 이사장은 "10년 넘게 인천에 뿌리내린 극지연구소를 부산에서 데려가려 한다.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 이달 20일 해사법원 설립 관련 세미나가 열린다. 해사법원은 반드시 인천에 세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