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적산공원 남문방향 4~5m 비좁은 도로에 인도·차도 구분도 없어
주부 김모(인천 남동구·30)씨는 지난 주말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인천 부평구 원적산을 찾았다가 차들을 피해 다니느라 진땀만 뺐다. 원적산공원 남문으로 향하는 도로엔 인도와 차도 구분이 없었다. 아이를 태운 유모차 바로 옆으로 차가 다녔다.

김씨는 "차량 두 대가 지나가기도 벅찬 길에 꽃 구경 나온 차들로 뒤엉켜 차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다녀야 했다"며 "힘든 건 그렇다고 해도 왕벚나무로 유명한 일대 진입로라 이 시기엔 더욱 보행자 안전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고 말했다.

근처 산곡동 철마현대2차아파트 한 주민은 "공원 주변에 지하철 관련 공사도 하면서 대형 트럭도 오가는 실정"이라며 "아파트 옆에 부평에서 손꼽히는 산책로가 있어도 아이들 데리고 가기가 겁이 난다"고 전했다.
인천지역에 벚꽃을 필두로 봄꽃들이 활짝 피면서 산 곳곳이 나들이객으로 붐비는 요즘, 보행자 안전이 우려되는 장면이 계속되고 있다.

11일 원적산공원 인근 주민 등에 따르면 정문과 동문, 남문으로 진입하는 공원에서 꽃이 가장 이쁜 곳은 '원적산 꽃길'이 나 있는 남문이다. 인천 둘레길이기도 한 이 길은 원적산 터널 입구, 세일고등학교 양쪽으로 이어진다. 유명 사찰도 있어 방문객들이 많지만 도로는 대부분 폭이 4~5m 정도로 비좁고, 차도와 인도 구분도 없다.

부평구 설명을 들어보면 이 일대는 도시계획시설이 아닌 개발제한구역이라 도로 시설물 공사가 힘들다. 관련 민원이 종종 들어와도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기는 힘든 상황이다.

계양산 둘레를 끼고 있는 계양구 목상동, 박촌동 등 농로에도 최근 등산객이 몰리면서 봄철 사고 위험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계양구는 얼마 전 등산객 통행이 많은 인천지하철 1호선 계양역부터 목상동 솔밭 입구까지 인도 등 도로 정비 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일부 시민들이 자동차 매연이나 산길을 좀 더 즐기겠다는 이유로 농가·농장 도로로 들어와 경운기, 트럭 등과 마주치는 일이 잦다.

주변 한 농장 관계자는 "흙길이라 비라도 오면 트럭 바퀴가 밀리는 일도 많은데 자칫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산이 좋아 오는 사람들에게 뭐라 할 순 없어도, 등산객들을 위한 길로 다니는 게 안전하고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