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아동학대 신고 및 판정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2016년 한해 동안 인천에서 이뤄진 아동학대 신고는 모두 2349건으로, 전년보다 1428건이나 늘어났다. 5년 전인 2011년에 비해서는 5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신고 가운데 아동학대로 최종 판정받은 사례도 1175건이었고, 3명의 아동이 학대로 인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없었던 아동학대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라 볼 수는 없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수면 위로 드러난 경우가 많다고 십분 양보해 생각해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동학대는 대부분 부모나 친인척에 의해,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은밀하게 이뤄진다. 때문에 무한한 지속성을 갖고 있으며 피해자의 특성상 여간해 외부에 잘 노출되지도 않는다. 그간 다양한 기관이나 단체가 수도 없이 조사해 내놓은 통계자료는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특히 어렸을 때 부모 등으로부터 심한 학대를 당한 어린이가 성장했을 경우 자기 자녀들에 대해 똑같은 행위를 저지르기 쉽다는 연구결과들은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준다.

인천시는 엊그제 열린 '아동복지심의위원회'에서 아동학대 예방을 올해 아동정책의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시는 통장 3829명을 우리마을 아동지킴이로 위촉하고,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아동학대 통합지원협의체 운영을 통해 효율적인 예방·대응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또 현재 3곳뿐인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증설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아동학대는 당장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나라의 미래와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10년, 20년 뒤 상황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오랫 동안 학대와 폭력의 피해에 시달려온 아이들이 자라서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들의 사고방식이 건전하고 정상적일 수 있겠는가. 단연코 아닐 것이다. 아동학대 문제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모든 관련 기관·단체가 발벗고 나서야 하며 사회 구성원들의 각별한 관심과 신고자세가 무엇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