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 최초 프로골프 선수 연덕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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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sbs골프채널. mbc-espn 골프해설위원
'덕춘상'을 아시나요? 한국의 1호 프로골퍼 고 연덕춘옹 이름 따서 명명함.
2016년 한국프로골프투어(KPGA) 대상 시상식에서 이창우(24)는 '덕춘상'을 받았다. 전인지 선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베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더스틴 존슨(미국)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 '바든 트로피'와 PGA투어 '바이런 넬슨 상'을 손에 넣었다. 덕춘상, 베어 트로피, 바든 트로피, 바이런 넬슨 상은 시즌 평균 타수가 가장 적은 선수에게 주는 것이다. 축구에서 득점왕, 야구의 홈런왕이나 타격왕처럼 수상자는 커다란 영광으로 여긴다. 덕춘상, 베어 트로피, 바든 트로피의 공통점은 하나 더 있다. 투어에서 추앙받는 전설적 선수의 이름을 땄다는 점이다.

덕춘상은 한국인 첫 번째 프로골프 선수로 꼽는 고 연덕춘(1916∼2004)의 이름을 따 제정했다. 연덕춘은 1935년 일본프로골프협회가 주는 프로골프 선수 자격을 땄다. 한국인 최초였다. 최초의 프로골프 선수였을 뿐 아니라 연덕춘은 1941년 일본 최고 권위의 골프대회 일본오픈을 제패하는 등 정상급 실력을 자랑했다.

1963년 한국프로골프협회 창립에 앞장 선 그는 1972년 제2대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을 맡는 등 평생 한국 골프의 발전에 헌신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1980년부터 시즌 최저타수 1위 선수에게 주는 상 이름을 '덕춘상'으로 명명했다. LPGA투어 '베어 트로피'는 글레나 콜레트 베어(1903∼1989)를 기려 이름을 지었다.
1920년대 미국 여자 골프 맹아기 때 최고의 선수였다. 1922년 US여자아마추어선수권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른 베어는 이 대회 통산 6차례 우승과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LPGA 투어가 출범하기 전이라 아마추어 신분으로만 뛰었지만 60차례 대회에 연속 출전해 59차례 우승하는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1950년 창설된 LPGA투어는 1952년 시즌 최저 타수 상을 베어 트로피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의 바든 트로피에 이름을 빌려준 해리 바든(1870∼1937)은 미국인이 아니라 영국인이다. 게다가 어머니는 프랑스인이다. 디오픈 최다우승(6회) 기록을 갖고 있는 바든은 1900년 US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초창기 미국 골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현재도 가장 널리 쓰이는 그립 방법을 창안했다. 오버래핑 그립으로 알려진 이 그립 방법은 '바든 그립'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바든은 클럽 컨트롤이 워낙 뛰어나 당대 최고의 정교한 샷을 날렸다.

미국프로골프협회는 1937년부터 바든 트로피를 수여해왔다. 바이런 넬슨 상은 PGA투어에서 최다 연승 기록(11연승)을 포함해 통산 52승을 올린 바이런 넬슨(1912∼2006)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바이런 넬슨 상은 1980년 창설돼 바든 트로피에 비해 역사가 짧다. PGA투어는 시즌 최우수선수(MVP) 격인 올해의 선수에게 '잭 니클라우스 상'을 준다. 또 상금 왕에게는 '아널드 파머 상'을 수여한다. PGA투어는 웬만한 상에는 모두 전설적인 선수 이름을 붙인 셈이다.

한국프로골프투어는 신인왕에게 '명출상'을 준다.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번호 3번인 고 박명출(1929∼2009)의 업적을 기린 상이다. 그는 고 연덕춘과 함께 한국 골프의 토대를 쌓은 인물이다. LPGA투어도 신인왕에게는 '루이스 석스 롤렉스 신인상'을 준다. LPGA투어 초창기 멤버인 석스의 업적에 대한 존경의 표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그러나 상 이름이 따로 없다. 대상, 상금왕, 다승왕, 최저타수상 등 밋밋한 이름뿐이다. 역사가 오래지 않아 딱히 이름을 따 기릴만한 대선수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KLPGA투어에도 언젠가는 구옥희(1956∼2013), 한명현(1954∼2012)의 이름을 딴 '옥희 상'이나 '명현 상'이 제정될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보자.

지금은 침체기에 빠져 있는 한국남자프로골프. 금년 31개의 굵직한 대회가 예정된 KLPGA가 KPGA에서 분리 독립된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업계의 관심과 걸출한 스타 탄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현실이다. 덕춘상, 명출상의 뜨거운 수상자 대결이 가일층 뜨거워져야 할 때가 곧 오리라 기대해 본다.

*[본 칼럼은 임팩트골프가 후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