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지키지 않고 설치 '정상적 발전 불가능' … 탄소제로섬 조성 빨간불
감사원 "적정 위치로 이설해야"
인천시가 야심차게 실시한 '백아도 탄소제로섬' 조성 사업에 빨간 줄이 그어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지은 풍력발전기가 적정 위치에 설치되지 않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8일 '신성장동력 에너지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공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에너지공단은 2014년 백아도에 '소형 풍력발전 보급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풍력발전기를 설치했다.

발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관련 지침에 따라 해당 지역의 연평균 풍속이 4.5㎧ 이상이어야 하며 발전기 높이가 30m 미만인 경우는 실제 설치 장소에서 풍속 등을 직접 조사한 후에 결정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백아도 풍력발전기는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고 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12m 미만의 백아도 풍력발전기는 실제 풍속 조사를 하지 않은 채 해당 지역의 평균 풍속인 5.56㎧를 적용해 설치했다.

실제 백아도 풍력발전기의 풍속은 산지에 둘러싸여 있는 탓에 2.32㎧에 불과하며 발전효율도 1.08%에 그쳐 정상적인 발전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앞서 인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에 공모해 도서지역의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모델로 백아도 선정을 이끌어냈다.

총 사업비 42억원을 들여 전기를 공급하고 있는 디젤발전을 태양광 발전시설, 풍력발전시설 준공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함이 목표였다.

감사원은 "사업계획서 평가 시 서면평가는 분야별 전문가가, 현장평가는 풍력 전문가가 아닌 연료전지 전문가가 실시하면서 부적정한 입지를 최적으로 평가하는 등 사업이 비효율적으로 추진됐다"면서 "사업시행자인 인천시 등과 협의해 적정한 위치로 이설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