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병원 조정수 실장·차동국 과장 팀 흉강경 수술
흉부외과·마취 분야 협업 시스템으로 무사히 마쳐
▲ 조정수 실장
▲ 차동국 과장
인성의료재단 한림병원이 한쪽 폐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불가능할 것 같았던 흉강경 수술로 폐 절제술에 성공해 화제다.

최소 절개로 최근 많이 이용되는 흉강경 수술은 수술 시 시야 확보가 필수다.

질환이나 수술경력 등의 이유로 한쪽 폐를 상실한 사람들은 흉강경 수술 자체가 불가능 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한림병원 흉부외과 조정수 실장과 마취통증의학과 차동국 과장 등 수술팀은 이달 4일 폐결핵을 앓아 한쪽 폐 기능을 상실한 66세 여성 환자 A씨에 대해 흉강경 수술로 폐 절제술을 성공했다.

흉강경 수술은 수술에 필요한 절개를 1㎝ 정도로 최소화 해 최근 많이 이용되는 수술법이다.

흉곽(가슴우리)을 10~20㎝가량 절개 후 갈비뼈를 절제해 수술하는 개흉술에 비해 회복기간이 짧고 통증조절이 용이하며 수술 후 만성 합병증이 월등이 적다. 특히 고령의 환자나 심폐기능이 불량한 환자에게도 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은 수술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수술법은 수술 시 시야확보가 기본이다.

이를 위해 수술하는 쪽의 폐를 허탈(완전히 공기를 빼서 축소시킴)시켜야 하므로, 질환이나 수술경력 등의 이유로 한쪽 폐를 상실한 사람들은 흉강경 수술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중 환자의 호흡 유지가 필요한데, 한쪽 폐 기능을 상실한 일측 폐의 경우 폐를 허탈하면 호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A씨의 경우 심한 천식 탓에 일반적인 절개술과 마취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어서 흉강경 수술이 꼭 필요한 경우였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과거 폐결핵을 앓아 좌측 폐가 완전히 소실된 환자로 흉강경 수술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림병원 협업 시스템과 고도의 의료 기술이 A씨의 흉강경 수술을 가능케 했다.

한림병원 수술팀은 '기관지내시경 하 기관 내 선택적 환기차단법'(Bronchoscopic endotracheal selective blocking)으로 일측 폐의 부분적 허탈에 성공, 수술에 필요한 시야를 확보한 것이다.

이 마취 방법은 대학병원의 일부 교수만이 시술 가능한 마취기술이다.

당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수술은 1시간30분 만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고, 현재 A씨의 경과가 좋다고 병원측은 설명했다.

조정수 흉부외과 실장은 "한림병원은 2차 병원이지만 진료 분야의 협업 시스템과 고도의 의료기술을 갖추고 있어 이번과 같은 최고 난이도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