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 잃어버린 가방을 찾아준 경찰관을 위해 현수막을 제작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사진>

2일 인천 중부경찰서 송현파출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0일 오후 5시쯤 화평치안센터에 다급한 목소리로 "중요한 물건이 든 가방을 버스에 두고 내렸다"면서 중국인 관광객 모녀가 찾아왔다.

2번 버스를 탄 이들은 동인천역 근처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다. 그러나 신분증과 신용카드, 여권 등이 담긴 가방을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

마침 주변을 순찰하고 있던 이우환(51) 경위와 박임수(36) 순경은 소식을 듣고, 가방을 찾기 위해 2번 버스가 경유하는 각 지구대와 파출소에 습득물 접수 여부를 확인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터라 이들은 몸짓이나 손짓, 표정 등 신체 동작으로 서로 소통했다. 한국어가 중국어로 자동으로 번역이 되는 애플리케이션까지 사용했다.

약 2시간 동안 수소문한 끝에 이 경위 등은 마침내 운수회사로부터 버스 종점에 주인을 알 수 없는 여성용 가방을 보관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경위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혹시나 길을 잃어버릴 것을 우려해 가방이 있다는 버스종점까지 동행했다.

타국에서 귀중품을 잃어버릴 뻔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경찰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다음 날인 31일 송현파출소를 다시 찾았다. 이들 손에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쥐어져있었다. 현수막에는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우환 경위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플래카드를 직접 제작해서 파출소를 다시 찾아올지 꿈에도 몰랐다"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기뻐해줘 경찰로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