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다섯마리 중 1마리 꼴
▲ 전국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AI)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확진판정을 받은 김포시 통진읍의 한 양계농장에서 방역요원들이 살처분을 하고 있다. AI 확진으로 살처분이 이뤄진 통진읍의 농장과 인천 강화군의 거리는 10㎞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AI 확진 기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AI 유형까지 안성에서 발견되자 더이상 AI 문제를 가금류 농가로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도내 살처분 가금류 5마리 중 1마리 꼴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에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의 확산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현재 도내에서 AI 감염 의심으로 역학조사 중인 농가가 20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농장들은 AI 감염 가능성이 커 도내 살처분 가금류는 조만간 1000만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이는 도내 전체 사육 가금류의 20%에 육박하는 규모다.

19일 경기도 AI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양주 백석읍에서 첫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지난 18일까지 도내에서는 61개 농가에서 AI 감염이 확진됐다.

재난안전본부 관계자는 "이들 농가는 기존 발생 농가에 인접해 있거나 방역관들이 이상 징후를 발견한 농가들로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큰 농가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근 농장까지 모두 19개 시군 96농가의 닭과 오리 789만7000여마리가 살처분됐다.
도 방역당국은 이와함께 현재 20개 농가를 대상으로 AI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개 농가에 사육 중인 가금류는 200여만마리로 추정된다.

매일 20만∼30만마리의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상황에서 이들 농장의 감염이 모두 확진되면 도내 살처분 가금류 수는 조만간 1000만마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도내에서 올해 AI가 첫 발생 직전 1755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5400여만마리 가금류의 18.5%에 달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평택시 팽성읍 대사리 한 산란계 사육 농가에서도 이날 오전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도 AI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전 평택 양계 농가에서 닭 16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책본부는 이날 중 간이검사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오면 이 농가 사육 산란계 37만여마리를 매몰 처분할 예정이다.

▲두가지 유형 고병원성 AI 동시 발생...역대 최악 전망
안성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는 기존 H5N6형과 다른 형태의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되면서 도 방역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에서 두가지 이상의 AI 유형이 동시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그동안 축산산림국 주관으로 운영되던 AI가축방역대책본부를 지난 15일 재난안전본부 주관의 AI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도지사)로 확대한 가운데 19일부터 10만마리 이상 가금류 사육농장에 AI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임시 이동 방역시설을 설치, 운영하기로 했다.

도내에는 거점 통제소 40곳과 이동 통제소 62곳 등 모두 102곳에 방역시설을 설치, 운영 중이다.
전 가금류 사육농장에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예찰 활동을 하도록 했고, 살처분 농가에 보상금과 긴급 생계안정자금을 지원했다.

경기도의사회,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과 함께 3개 반 20명 규모로 AI인체감염대책반도 구성해 운영 중이다.
대책반은 가금류 농장과 도계장 종사자 1만2600여명을 대상으로 AI인체감염 예방접종을 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71%인 9000여명에게 접종을 마친 상태다.
AI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예찰활동 강화와 살처분 조치 등에도 AI 확산을 방지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지만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현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도 뚫렸다...과천 서울대공원도 AI 양성 판정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황새와 사육 중인 원앙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이날 서울대공원에서 폐사한 황새 사체를 중간 검사한 결과 H5 양성으로 판정됐고, 같은 칸에서 사육 중인 원앙 5마리도 H5 양성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대공원측은 원앙 8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18일 밤에 살처분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을 관리하는 서울시는 16일 황새 2마리가 폐사하자 AI를 의심하고 17일 서울대공원과 서울 소재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을 휴장했다.

서울시는 동물원 내 전체 조류 1200여마리의 분변을 수거하고 국립환경과학원에 AI 검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대공원은 국제적 멸종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을 보유하고 있어 방역 대책을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문화재청과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재수·문완태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