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0여년 역사를 간직한 인천 중구 답동성당 일원에 유료주차장을 조성하는 내용의 답동성당 성역화 사업을 앞두고 중구와 답동성당 신도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18일 하늘에서 내려다본 답동성당 일대.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2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 중구 답동성당 일대에 주차장이 조성된다.

그러나 당초 계획과 달리 성당 성역화 사업이 아닌 관광객을 위한 유료주차장 조성으로 방향이 틀어지자 신도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성당의 가치와 역사성을 고려치 않은 채 주차장 사업이 추진되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8일 인천 중구와 '성전부지 되찾기 비상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중구는 2018년 3월까지 답동성당 일대인 우현로 50번길 2 부지 6500㎡를 관광자원화하는 사업을 벌인다.

국비 74억 원, 시비 103억8000만 원, 구비 76억2000만 원 등 총 254억 원이 투입된다.

구는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고 연결통로를 설치해 관광객들이 신포지하상가와 답동성당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지상의 가톨릭회관을 철거하고, 공원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주체인 구는 최근 천주교 인천교구로부터 91억 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계획대로 이 곳에 유료주차장을 짓겠다는 것이다.

신도들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되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1897년 건립된 답동성당은 인천 최초의 천주교 성당으로 문화·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1년 사적 제 287호로 지정됐다.

비대위는 성당 일대가 성역화 사업이 아닌 주차장으로 조성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인천교구가 성전의 가치와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독선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신도들은 이날 답동성당에서 궐기대회를 열어 답동성전 매각 무효화 서명에 나서는 한편 성전 부지를 되찾는 데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동준(64) 비대위원장은 "1890년도 한 신도가 자신의 사유지를 희사해 답동성당이 지어졌다"며 "교구의 독선적 결정 탓에 신도들은 앞마당을 잃게 돼버렸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중구와 인천교구 등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역화 사업 논의를 이어왔다"며 "비대위의 요구에 대해선 인천교구와 답동성당이 조율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