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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당선이 확정된 지난 9일 새벽 승리 연설 이후 2주 가까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당선 이후 12일간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난 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이 참석했던 취임 전 행사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직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참전군인에 대한 차기 행정부의 변함없는 지원을 보여줄 수 있는 11일 '재향군인의 날'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는 또 식품판매점이나 편의점에 들러 사람들과 인사하면서 보통 미국 시민들과 접촉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통상적인 이벤트도 마련하지 않았다.

라이스대학교의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트럼프는 잘 보이는 곳에서 숨으려 하고 기자단 또는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원하지 않는 이례적인 경우"라며 "대부분의 대통령 당선인은 다른 대통령들이 어떻게 했는지에 몰두했는데, 트럼프는 그것을 무시하고 그만의 방식으로 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브링클리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내각의 주요 각료들을 임명하면서 이를 발표하는 공개 행사를 열지 않은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접근법은 차기 행정부에 있어 중요한 순간을 언론과 사진, 영상이 포착할 수 없도록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가 차기 각료 후보자들을 미국인들에게 직접 소개할 기회를 언론에 넘겨버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전 당선인일 당시 법무 장관으로 에릭 홀더를 지명하면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가 왜 적합한 인사인지 직접 소개하고, 홀더가 직접 향후 법무부의 비전에 대해 밝히도록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법무 장관에 제프 세션스(앨라배마) 상원의원을 내정하면서 기자단에 4문장의 언급이 담긴 이메일을 보낸 것이 전부였다.

브링클리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태도는 "기자단에 지쳤거나 시위가 두렵거나, 그 혹은 그의 연설문 작성자가 피곤해서일 수도 있다"며 "그러나 그는 그가 선택한 사람들이 누구이고, 그들이 왜 지극히 중요한 이들 직책에 적합한지 대중에게 말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당선 이후에도 이전처럼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 가장 높은 데 앉아 친구들, TV 유명인들, 후원자들에게 전화로 각료 후보로 추천할만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는 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맨해튼 한복판에 자리한 58층짜리 트럼프 타워의 펜트하우스에서 30년 이상 살았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매일 오전 그의 가족, 참모진과 함께 정권인수 관련 회의를 하지만, 여전히 선거운동 당시의 일과를 유지하고 있다.

오전 5시에 뉴욕포스트와 뉴욕타임스를 읽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뒤 MSNBC 방송의 '모닝조'를 시청한다.

대선전 당시 보좌진에게 잠시 '통제권'이 넘어갔던 트위터도 다시 직접 관리하기 시작해 언론 보도 등을 비난하는 데 쓰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