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 강세 예상 … 재치 넘치는 응원전 '눈길'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인천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이번 수능 까다로웠어요."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경향에 대해 "지난 6, 9월 모의평가 출제 기조를 유지해 수험생의 부담을 최소화했다"는 정진갑(계명대 화학과 교수) 수능 출제위원장 발언과 달리 수험생들은 "국·영·수 모든 과목이 어려웠다"며 '불수능'을 우려했다.

17일 인천지역 51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 올 수능에는 수험생 3만1135명이 응시했다. 전년보다 1998명이 줄었다.

▲수능, "상위권 변별력 커졌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모의평가와 비교해 국어, 수학, 영어영역 모두 대체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권 변별력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이다.

고교 진학담당 교사를 비롯해 입시업체들도 대체로 비슷한 의견을 냈다.

국어영역은 지문 길이가 길어져 "1교시부터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을 것이고 최상위권 만점자 비율이 전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능취재지원단 등의 분석이다.

수학영역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하면 어려웠고, 영어영역에서는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쉽거나 비슷했지만 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한 2~3문항이 나왔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교육부는 수능과 EBS 교재와의 연계율을 70% 정도로 높게 유지하는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계양구 안남고교 손철수 교감은 "올해 수능이 어려웠다는 분석이 상당한 만큼 재학생에게는 다소 피해가 불가피해 재수생의 강세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고교 3학년 수험생 중 20~30%만이 수능 결과와 직결되는 만큼 그에 맞춰진 진학 지도가 이뤄질 것 같다"며 "18일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성적과 내신 등을 바탕으로 한 정시와 수시의 진학 지도가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수능, 이모저모

올해 수능부터 영종도에서도 수능이 치러졌다.

'권지용, 권블리'라고 밝힌 공항고의 한 교사는 선글라스를 쓰고, 머리는 가수 2NE1의 멤버 산다라박이 즐겨한 야자수 나무처럼 묶고 나타나 수험생들에게 귤을 나눠주며 격려했다.

이 교사는 "긴장한 수험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재밌는 모습으로 분장했다"며 "앞으로는 자신의 인생에 주인이 되는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여자고교 앞에서 후배 30여명은 '온 우주의 기를 모아 합격', '찍는 족족 정답이길', '열심히 한 그대 수능 대박' 등 손팻말을 들고 30여명의 학생들이 응원전을 펼쳤다.

올 수능 최고령 응시자는 연수구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박차남(63·여)씨로 "올 8월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대학가는 게 평소 소원이다"며 "수능은 장난이 아니다. 젊은 사람 잡는 게 수능이더라"라는 '시원섭섭'한 시험 후기를 전했다.

최연소 응시자는 하연희(여·14)양, 외교관이 꿈인 하양은 "올 수능이 확실히 어려웠다"며 "수능이 끝났으니 잠도 많이 자고 싶고 친구들과 영화도 보고 싶다.

대학 전공은 프랑스어학과로 가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각 수능 결시율은 1교시 9.11%, 2교시 8.89%, 3교시 9.63%, 4교시 한국사 10.06%·탐구 9.58%, 5교시 13.48%이다.

부정행위는 선택과목 순서를 바꿔 푼 사실로 1건 적발됐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수험생 194명을 순찰차와 싸이카를 이용해 시험장으로 인도했다.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