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세계인문학포럼 개막' … 국내외 석학들 기조강연
▲ 27일 수원 아주대에서 열리는 '제4회 세계인문학포럼'에 참여한 염태영 수원시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 수원시
'제4회 세계인문학포럼'이 27일 수원 아주대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열린 개회식에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해 이영 교육부차관, 조우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손동현 세계인문학포럼 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수원시와 교육부, 경기도, 유네스코가 공동주최했다.
염태영 시장은 환영사에서 "수원시장으로서 수원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정조대왕의 문예부흥정책을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를 과제로 안고 있다"면서 "정조의 도시이자 도서관의 도시인 수원에서 인문학이 희망이 되고 인문학으로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영 차관은 개회사에서 "세계인문학포럼은 인문학자와 대중이 함께 인문학의 중요성과 희망을 공유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이번 포럼이 인문학의 역할을 함께 생각하고, 앞으로 인문학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날 '인문학의 잊혔던 주제, 희망'을 주제로 전체 기조강연을 한 철학자 로제 폴 드루아(프랑스)는 "희망의 부재는 단순히 개인 내면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인 것"이라며 "희망은 인문학을 통해 가르쳐야만 하며, 이를 위해서는 희망을 통찰력의 시험이자 진정한 행위로 만드는 참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앞서 '희망이라는 이름의 가장 먼 과거 : 시공상의 이주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에세이'를 주제로 첫 번째 기조강연을 한 가즈시게 신구(일본 나라대학) 교수는 "희망은 욕망에 부합하는 전망이자 과거를 미래에 투사하는 것일 수 있다"며 "또 개인이 살아갈 막연한 시간의 환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28일에는 독일 철학자 칼 메르텐스(뷔르츠부르크대학 철학과) 교수가 '사회적 관점 : 익명적 사회질서로부터 개인적 사회적 자각으로'를, 29일에는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조동일 명예교수가 '인문학 교육의 사명'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수원시는 2010년 '인문학 중심도시 조성'을 비전으로 내세우고 '인문도시 사업'을 추진, 전담 부서(인문학팀)를 만들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며 제도적 기반을 조성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2만 9318개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226만여 명의 참여를 이끌었다.

수원화성과 화성을 축조한 다산 정약용과 인문학을 접점을 찾아본 발제도 있었다. '수원화성의 인문학적 의의와 미래지향적 함의 -공간의 매체적 관점을 중심으로-'를 발표한 심승구(한국체대) 교수는 "18세기 화성행궁은 군민이 하나 되는 축제의 공간이자 민심 화합의 공간, 왕실문화와 민중 문화가 만나서 교류하고 소통하는 융합의 공간이었다"고 분석했다.

'정조의 꿈과 다산의 인문정신'을 발표한 김준혁(한신대) 교수는 "정조와 다산은 사람은 하늘과 같은 존재이고, 모든 이는 균등한 기회를 부여받아야 하며, 사람을 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인문 정신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성과사회와 피로사회'를 주제로 열린 첫 분과회의에서는 김종주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다산의 피로증후군과 인문학적 자기분석'을 발표, "다산의 도덕 사상은 의지와 행사의 철학 위에 서 있으므로 그의 도덕철학에서 의지의 자유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그는 시대적 질곡에서 비롯된 힘겨운 현실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접근을 시도해 모순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