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무대에 관객 열광 … 최고의 예술조직 꿈꾼다


정부 공모 사업 잇따라 뽑혀 … 다채로운 기획공연 프로그램 인기 좋아

"네, 네, 좌석이 만석이니까 조금 빨리 오세요."

지난 28일 오후 6시 인천예총 사무실. 김재열 예총회장이 수화기에 대고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요즘 저런 전화가 많이 옵니다. 고무적인 일이죠."

김학균 예총 사무처장이 김 회장의 대화를 설명해준다.

일반전화로 걸려온 내용은 이날 오후 7시30분 시작하는 기획공연 '연희집단 The광대'의 '도는 놈, 뛰는 놈, 나는 놈'을 보려는 관객의 문의전화였다. 예총사무실엔 이후에도 몇 차례의 문의전화가 걸려왔다.

오후 7시30분, 인천문화회관(수봉) 소극장. 객석이 가득 찬 가운데 공연이 시작됐다. 수봉산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태도는 열광적이었다.

인천예총이 비상하고 있다. 인천예총은 특히 과거 시예산에만 의존하던 관행을 탈피해 정부 공모예산에 공격적으로 응모해 사업에 선정되는 등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인천예총은 올해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문화예술위원회가 공모한 사업에 선정돼 5750만 원을 받았다.

현재 응모한 사업비 2400만원까지 받을 경우 8000만원 가량 사업비를 받게 된다. 인천예총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인천예총은 앞서 2015년, 2014년에도 각각 7개와 9개의 기획공연 사업을 공모사업으로 진행했다.

기획공연 프로그램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남은 프로그램만 봐도 무지개처럼 다채로워졌음을 알 수 있다. 10월8일 옹알스의 '퍼포디언 옹알스쇼', 26일 극단 하땅세의 매직스크린 상상극 '오버코트', 11월12일~13일 마임공작소 판의 '고재경 마임콘서트', 11월30일 국악그룹 타고의 '천둥소리', 12월 8일 팝페라 그룹 보헤미안의 '팝페라와 愛빠지다', 12월 10일 연희컴퍼니 유희의 '공주유희'가 각각 준비됐다.

그러다보니 인천문화회관 소극장의 객석점유율도 크게 신장됐다. 객석점유율은 80~90%에 이르며 유료관객수는 70%를 웃돈다.

김학균 사무처장은 "인천예총은 앞으로도 인천시민들의 예술향유권을 위해 자생적이고 독창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할 것"이라며 "인천시민들께서도 애정어린 관심으로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예총 이끄는 쌍두마차 김재열 회장.김학균 사무처장]

 

 

 

 


김재열 회장 "앞서 가는 조직...市도 깜짝 놀라"
김학균 사무처장 "매공연마다 북적...발로 뛴 보람느껴"


"과거 인천문화회관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봉산에 있어 접근성이 어려웠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획력과 마케팅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지요."(김재열)

"인천예총이 언제까지 시에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해선 직접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지요. 그렇게 조금씩 시작한 건데 지금은 매 공연마다 북적대서 보람을 느낍니다. 허허"(김학균)

김재열 회장과 김학균 사무처장은 인천예총을 이끌어가는 '쌍두마차'이다. 이들은 '조용하던' 인천예총을 시끌벅적하게 만들며 활기찬 예술조직으로 성장시켰다. 인천예총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건 무엇보다 공모사업을 통한 기획공연의 성공이 큰 역할을 했다.

"우리 직원들이 김학균이라고 하면 학을 띱니다. 제가 너무 많은 일을 볶아대다보니 직원들이 휴일에도 쉴 틈이 없거든요."

김학균 처장은 공모사업 선정과 기획공연의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저희 예총이 공모사업에 속속 선정되는 것을 보며 인천시도 깜짝 놀라더군요. 저희가 발행하는 <예술인천> 역시 인천 예술역사의 기록이면서 '인천인물선정'을 먼저 시작한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김재열 회장은 인천예총이 뒤따라가는 조직이 아니라 앞서가는 조직이라고 자랑한다.

김재열 회장과 김학균 처장은 명형사 '스타스키와 허치'처럼 명콤비를 이루며 인천예총을 인천 최고의 문화예술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 회장과 김 사무처장은 최근 2014아시안게임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포장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표창을 각각 받았다.

[새로운 역사 '예술인천] 9개 협회 활동 등 담아 … 20호 발간 예정

 

 

 

 

▲ 예술인천 20호 표지

 


문총으로 시작한 인천예총의 역사는 반 세기가 넘는다. 예총의 역사가 곧 인천예술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총의 역사는 제대로 기록되지 못 했다. 계간지 <예술인천> 발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인천예총은 11대 김재열 회장 체제 하에 김학균 사무처장의 주도로 인천예술의 아카이브이자 역사를 남기자며 <예술인천>의 발행을 시작한다. 1년에 1차례만 <인천예총>지를 발간하던 예총은 이때부터 9개 협회(음악, 미술, 연극, 문학, 영화, 연예, 국악, 무용, 사진)의 활동과 축제 등 모든 사항을 <예술인천>에 담아왔다.

김학균 사무처장은 "전국 예총 도연합, 전국광역시, 제주차치도에 비하면 매우 미흡한 것은 물론이고 인천광역시의 면모를 담기에 역부족이라는 인식을 회원 모두가 공유했다"며 "1년 4회(예산이 부족한 연도에는 3회 발간)계간지로 발간하며 올해 창간 20호를 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인천>은 그동안 인천예총의 흐름을 집대성해 안팎으로 호평을 얻고 있다. 인천 선대 예술인들의 예술업적과 공적을 찾는 문화역사인물 아카이빙은 물론이고 시의 '가치 재창조'의 의미를 찾아 예술인과 작품을 게재함으로써 일찌감치 '인천정체성 찾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용면에서도 문화이슈의 접근성을 넓혀 집중조명해 왔다. 인천의 문화예술 현상을 면밀하게 분석해 내용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9개 협회의 분기별 행사를 리뷰기사로 비평하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예술재생산의 가치를 높여가며 '지상갤러리'와 '문학란' 등의 읽을 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예총은 특히 간행물 제작 예산을 관공서에 전액 의지하지 않고 직접 발로 뛰어 메세나를 유치함으로써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다. 1000부, 올컬러(All color)로 제작되는 <예술인천> 20호 특집호는 곧 독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사진제공=인천예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