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만에 만난 중일 정상, 관계 모색 속 갈등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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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자 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아베 총리(왼쪽)와 시진핑 주석.

아베, 北도발 "中에 안보리 상임이사국 역할 기대"
시진핑 "과거문제 잘 다뤄야"…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 논의 재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5일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정상회담을 하고중국의 해양진출 등 현안에 대한 접점을 모색했지만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두 정상은 양국간 현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화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지난해 4월에 이어 1년 5개월여 만에 열린 이날 회담에서 아베 총리는 남중국해와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주변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에 대해 국제법 준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진핑 주석은 "일본은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반박하는 등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회담에서 동중국해, 남중국해와 관련한 일본의 입장을 명확하게 전달했다"며 "남중국해 문제의 경우 국제법에 근거해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중국의 적절한 행동을 기대한다"며 "국제법을 지키고, 불안 해소를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중국해에서 중국 당국 선박의 움직임에 대해선 "특이한 활동은 유감"이라고도말했다.

특히 아베 총리는 중국 당국 선박의 센카쿠 열도 주변 일본 영해 침범에 대해 시 주석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일본은 남중국해 문제에 관한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통해 중일관계 개선이 방해받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은 2014년 말 도출된 영토 및 역사인식 등에 대한 '4개항 합의' 정신에 따라 "대화와 협상으로 소통을 강화하고 동중국해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동중국해의 평화·안정을 공동으로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센카쿠 열도 등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일본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양국 방위 당국 간의 '해공 연락 메커니즘(핫라인)' 조기 운용 개시를 위한협의를 가속화해 나가자는데는 합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은 영유권 분쟁에 대해선 갈등을 표출했지만 동중국해 가스전 공동개발을 위한 논의 재개를 목표로 오는 14일 실무급 준비협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은 "현안이 많을수록 대화를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레벨의 대화를 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관계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일 관계가 복잡한 요소에 방해받고, 취약한 면도 있다"면서 "방해를 배제함으로써 조속히 정상적 발전 궤도로 되돌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관계는 현재 언덕을 올라 구덩이를 지나고, 전진하지 않으면 후퇴하는 중요한 단계에 와 있다"면서 책임감과 위기의식 강화, 긍정적인 면의 확대와 부정적인 면의 억제를 통해 양국관계의 안정적인 개선을 보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간 '4대 정치문건'과 4개항 합의 정신을 준수하면서 해묵은 문제를 잘 관리하고 새로운 문제를 방지함으로써 걸림돌(장애물)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양국경제는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며 ▲ 거시경제정책 소통 강화 ▲ 각 분야의 실질적 협력 수준 제고 ▲ 민간 우호전통 제고 ▲ 지방교류 ▲ 지역 협력의 공동추진 ▲ 글로벌 도전 대응 등도 주문했다.

아베 총리는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입장에서 곤란한 과제를 계속 관리하면서 안정적 우호관계를 구축해 가고 싶다"고 답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북한이 이날 낮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G20 정상회의 개최 중 발사를 강행한 것은 용인하기 어려운 폭거"라고 북한을 비판했다.

그는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중일이 연대해 강력하게 대응하자"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반복되는 북한의 도발에 구체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열린 이날 회담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폐막한 이후 시작돼 30여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 2차례 진행한 과거 정상회담과 비교해 중일관계 개선 의지를 보다 강하게 피력했다.

시 주석은 "양국은 과거 문제를 잘 다룸으로써 새로운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장애물 또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역사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아베 총리를 견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교도통신은 풀이했다.

중국은 과거 2차례에 걸친 중일 정상회담에서 사용한 '일본의 요청에 응했다'(應約)는 표현 대신 회견(會見·회동)이란 중립적인 문구를 사용해 이번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