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인천 편집장


2003년 초 LA에서 30분 거리인 버뱅크(Burbank)를 방문했다. 버뱅크시는 인천시의 자매도시다. 1961년 인천시가 국제 결연을 맺은 첫 번째 도시다. 55년 지기로 우리식 표현대로 한다면 '불알친구'다. 당시 부평문화원장 이창근 씨는 문화원에 서적을 비치하기 위해 미국 각 도시에 편지를 보냈다. 버뱅크시가 흔쾌히 이 요구를 받아들여 500여권의 책을 보내줬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그해 말 자매도시를 체결했다.

버뱅크는 '세계 미디어왕국의 수도'라는 명성답게 NBC, ABC 스튜디오를 비롯해 워너브라더스, 컬럼비아픽쳐스 등 메이저급 영화사와 미디어 관련 기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얼마 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남우주연상을 받은 '2016 MTV 무비 어워즈'가 열린 곳이 바로 버뱅크의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였다. 인구 10만명의 작은 도시 전체가 온통 영화, 미디어 일색으로 전 세계에서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어 영상과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자그마한 시청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정면에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인천시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한글이었다. 그들은 비록 정식 방문은 아니었지만 30년 만에 '친구(amigo)'가 왔다며 무척 반겼다. 1982년 한미수교100주년을 맞아 인천시장단이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고 1984년 LA올림픽 때 인천출신 선수단(13명)이 찾은 이후 아주 오랜만의 방문이었다. 그들은 내게 양 도시 간 청소년교류의 뜻을 전했다. 인천으로 돌아와 이를 담당부서에 전했다. 이 뜻이 반영되었는지 2007년 인명여고 14명이 버뱅크를 방문했고 이듬해 그곳 학생 8명이 인천을 찾았다. 이후 양 도시 학생들의 교류는 현재 까지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10명의 인천지역 대학생들이 열흘 남짓 일정으로 버뱅크를 다녀왔다는 소식을 접했다. 여전히 단기간의 문화 교류와 관광 수준에 머무는 점이 다소 아쉽다. 우리의 자매도시 버뱅크는 미디어 강소도시다. 이제 미디어 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 프로그램을 논의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 나아가 두 도시가 첨단 영상산업에 대한 비전도 함께 꿈꿔 봤으면 한다. 불알친구끼리는 못할 얘기가 하나도 없다.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