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인천 편집장


냉대 받던 '문학'이 요즘 뜨겁다. 2020년 개관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 유치 경쟁에 10여 개 도시가 뛰어들었다. 저마다 자신들의 지역이야말로 한국문학의 유서 깊은 문향(文鄕)이라고 주장한다. 교과서에 실렸던 문인들은 죄다 동원된 듯하다. 박경리(원주), 현진건(대구), 정지용(서울 은평), 김유정(춘천), 고은(군산), 이청준(장흥) 등. 심지어 강릉은 허균, 허난설헌 등 까마득한 선배 문인까지 모셔왔다.

인천도 뛰어들었다. 그런데 약간은 얼떨떨한 표정이다. 이미 인천에는 한국근대문학관이 있기 때문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의 설립 취지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문학 관련 유산을 한곳에 체계적으로 모으되 이를 활용해 문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진흥하자는 것이다. 규모의 차이만 있을 뿐 이미 이것을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이 하고 있다. 2013년 개관한 한국근대문학관은 유길준의 서유견문(1895년) 등 근대문학 관련 2만9000여점의 자료와 콘텐츠를 소장하고 있다.

인천에 국립한국문학관이 들어서면 이 모든 것을 넘겨줄 것이다. 유치 경쟁 도시 대구의 한 일간지에는 국립문학관이 가서는 안 될 곳으로 인천을 거론한 컬럼이 게재된 적이 있다. 이미 국립한국문학관 수준에 근접한 인천근대문학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반대로 얘기하면 혈세 낭비하지 말고 인천한국근대문학관의 기능을 확대하면 바로 국립한국문학관이 된다는 뜻이다.

국립한국문학관이 인천으로 와야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전국에 국립문화시설은 57개에 이르지만 300만 도시 인천에는 단 1곳도 없다. 지난해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유치로 2020년에 겨우 하나가 생긴다. 그 동안 인천에는 시민들이 원치 않는 '국립'만 들어섰다. '국립'화력발전소, '국립'쓰레기매립지, '국립'LNG기지 등 인천시민의 희생으로 내준 국가 기반시설이 전국 최다인 6개다.

문학관이란 그 나라의 정신과 문화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국격의 공간이다. 무조건적 수도권 배제, 정치적 힘의 논리 등 문학의 고귀성을 해치는 저급한 관점으로 이를 선정하면 절대 안된다. 인천시민은 국립문자박물관 옆에 자리 잡은 국립한국문학관의 품격 있는 모습을 기대한다. / 굿모닝인천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