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문광부 건립계획 차질 속 태워

오는 2020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열 예정인 국립 세계문자박물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기약 없이 늦어지고 있다. 이달 안에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건립 준비에 나서려던 인천시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속만 태우고 있다.

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해 7월 착수한 세계문자박물관 예비타당성 조사의 완료 시점이 불투명하다고 17일 밝혔다.

예비타당성 결과 발표는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 시는 당초 올해 3월이면 조사가 끝날 것으로 보고 건립 계획을 짰다. 하지만 완료 시점은 이달로 늦춰졌고, 결국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KDI가 기획재정부에 하는 중간보고회도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는 문자박물관 건립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경제성을 따지는 비용 대비 편익(B/C)을 분석한 비율이 1.0을 넘지 못하면 사업을 펼칠 수 없다.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항목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건립도 그만큼 늦어진다.

첫 단추를 꿰는 것부터 쉽지 않자 시와 문체부는 초조해하고 있다. 두 기관이 상반기에 협약을 맺어 건립위원회 규정을 제정하고, 건립추진단을 꾸리기로 한 계획도 틀어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세우고 있는 기본계획 발표와 설계 공모 절차도 미뤄진 상태다.

시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되도록 빨리 알려 달라고 문체부와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도 "송도는 입지가 좋아서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