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0년간 2조3230억 투입

국비·민자 대부분 … 실현 불확실
관광·교통 치우쳐 … 도서민 '찔끔'


인천시가 21일 발표한 '매력 있는 애인(愛仁) 섬 만들기'는 총 예산이 2조3230억7500만원에 이르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7개 세부 과제는 특산물 가공 등 도서민 소득을 늘리는 사업부터 공항·교량 건설까지 폭넓은 분야에 걸쳐 있다. 시가 지난해 7월부터 유인도 34개의 특성과 현장조사를 벌인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그러나 사업 추진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대부분이 재원 확보조차 불투명한 국비(1조1011억1300만 원)와 민자(1조583억500만 원) 사업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2500만명 수도권 시민을 위한 관광·교통 분야에 치우치면서 정작 3만명 도서민 삶의 질과 관련된 사업 비중은 줄었다.

▲국비·민자 사업비만 2조2387억 원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관광여건 개선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1조1766억2400만 원에 이른다. 마리나 항만·산업단지 조성(3841억 원), 굴업도 관광단지 지정 등 섬 관광 인프라 확충(3500억 원) 등 민자로만 1조151억92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1조620억8600만 원에 달하는 접근성 개선 분야는 국비 없이는 이룰 수 없는 목표다. 백령도 신공항
건설(776억 원), 영종-강화 연륙교 등 인프라 구축(9822억8600만 원) 등 국비 9566억2100만 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비와 민자가 필요한 이들 분야 사업비만 총 2조2387억1000만 원에 달한다. 시의 의지만으로는 '애인 섬'을 만들기가 어려운 셈이다.

▲초라한 도서민 소득증대 사업

인천지역 섬 인구 2만7541명(지난해 기준)의 정주여건과 소득증대 분야 사업비는 843억6500만 원으로 전체의 3.6% 정도에 불과하다.

정주여건 개선 사업비(757억2800만 원)의 절반 이상은 민간과 함께 진행하는 신재생 에너지 자립섬(363억 원), 도서 통신망 서비스(195억2800만 원)가 차지한다. 극심한 가뭄을 해소하기 위한 해수담수화(57억 원), 마을기업 육성(30억 원) 정도를 제외하면 도서민 삶과 직결되는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

도서민 소득증대 사업은 더욱 초라하다. 10년간 투입될 사업비는 86억3700만 원에 그친다.

시 관계자는 "섬 지역은 고령화가 많이 진행됐고, 주민이 동참하지 않는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다"며 "시가 마중물 역할을 해서 지역 소득을 늘리고 활기 넘치는 섬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