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2040 여성 리더' 발대식이 지난해 4월30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여성 리더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


'인구 300만 시대'를 앞둔 인천시에 '3000'이라는 숫자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인천의 미래를 이끌 여성 인재 3000명 발굴 작업 때문이다. 성평등 도시로 나아가는 데에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데에도 여성 인재는 주축을 이룬다.

여성이 사회 참여가 늘어나지 않으면 고령화 사회에서의 미래도 어둡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1.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62.8%에 한참이나 못 미친다. 그만큼 잠재된 여성 인재들의 능력을 이끌어낼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인천은 지난해부터 여성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재정비하고 있다. 여성의 지역사회 참여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4월에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개인정보관리를 강화해 지역 여성 인재를 인터넷에 등록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시는 올해 말까지 2861명의 DB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해 2767명 여성인재 자료 구축

인천시 여성전문인력 DB의 모태는 2008년 문을 연 여성 인력 사이트 '인천여성'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사이트 운영은 중단됐다. 당시 '인천여성'에 등재된 인원은 2953명이었다.

시는 지난해 본인 인증으로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웹페이지를 만드는 것과 동시에 이들을 대상으로 재등록 절차를 거쳤다. 116명의 여성 인재도 신규로 등록했다. 이중 등록되거나 거소가 확인되지 않은 이들을 추려 지난해 말 2767명의 여성전문인력 DB를 확보했다.

연령·직종별 분류 작업도 이뤄졌다. 시가 DB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령은 40~50대(69.6%), 학력은 학사(57.3%), 경력은 7년 이상(42.6%)이 가장 많았다. 전공과 직종은 다양한 편이었다. 그중에서도 전공은 인문·사회과학(25.4%), 직종은 교육·연구·학술인(35.4%)이 주를 이뤘다.

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 인재를 추가로 발굴하고, 지역 참여를 이끄는 발판을 다지고 있다. 바로 인천의 새로운 여성, 이른바 '신인(新仁) 여성 프로젝트'다.

내년까지 '신인 여성' 300명 추가 등재

▲ 인천의 가치와 정체성을 주제로 차세대 여성리더들이 강화군 화문석문화관으로 현장 탐방을 하고 있는 모습.


신인 여성은 인천과 관계를 맺고 지역에 애정을 지닌 여성 인재를 가리킨다. 전문직종에 몸담고 있거나 인천에 기여도가 있는 인물을 포함한다.

공공기관의 과장급 이상, 정부위원회 전현직 위원, 대학 조교수 이상과 연구기관의 연구원, 변호사·의사·공인회계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 법인·협회·단체 등의 임원과 사무총장 등을 신인 여성으로 시는 꼽고 있다. 문인·미술인·체육인·방송인 등 예체능 인재나 과학기술·벤처기술인 등 전문직과 국가기술자격 보유자도 해당된다.

시는 올해 신인 여성 150명을 발굴한다. 연말까지는 2861명의 DB를 정리해 오는 12월 신인 여성 위촉식을 열 계획이다. 내년에는 150명을 더해 최종 3011명의 신인 여성을 등재한다.

신인 여성으로 등록하는 방법도 간편해졌다. 시는 인천시 홈페이지에 손쉽게 신인 여성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홈페이지 검색창에 신인 여성을 입력하면 등록 페이지로 바로 연결된다. 신청서를 내려받아 방문·팩스·전자우편으로 접수해도 된다. 시는 시민 편의를 위해 전자우편 주소(300in@korea.kr)를 개설하는 등 등록 창구를 다양화했다.

신인 여성을 찾는 시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시는 이달부터 11월까지 정치·행정·학계·건설·사회적 경제 등 분야를 망라해 '찾아가는 신인 여성 발굴' 사업을 펼친다. 협회·단체를 대상으로 월별 홍보 대상 기관을 정해 모집 설명회도 연다. 여성가족재단·여성복지관·서부여성회관·여성의광장과 읍·면·동 주민센터에도 안내문이 비치된다. 인천시 전역에 걸쳐 대대적 홍보를 벌여 신인 여성을 발굴하는 것이다.

▲"숨은 인재 찾아 지역사회 참여 극대화"


신인 여성으로 등재되면 인천시 각종 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되거나 여성 관련 분야 연구·자문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시책 행사를 비롯한 시정 각 분야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 시는 '여성 리더 300인이 펼치는 재능나눔·행복나눔'과 같은 행사에도 신인 여성이 동참하도록 장을 연다.

우선 시는 지난해 이후에 신규·재등록한 267명을 대상으로 분야별 간담회를 연다. 이를 통해 상호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반기별로 간담회를 정례화한다는 계획이다.

유정복 시장은 "지역에 숨은 여성 인재를 적극 발굴해 정책 결정 과정 등 지역사회 참여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300만 인천 시대를 맞아 3000여명의 여성 전문인들과 공감을 이룰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