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송도 - 작전역 20여㎞ '트램' 고려 … 지하철 1·2호선 상당부분 겹쳐
'교통정체해소 대안' … 사업 필요성 의문
"도시 균형발전 목적 … 비용 적게들고 공사기간 짧다"

인천시가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 구간에 '트램'(노면전차)을 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오는 8월 개통하는 인천지하철 2호선과 노선이 상당 부분 겹치고, 수 천억원대 사업비가 예상되면서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사업에 트램 도입을 포함시켜서 내부 검토하는 중이라고 7일 밝혔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연구를 거쳐 오는 10월쯤 사업 윤곽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앞서 시는 지난 5일 유정복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도로화 구간 현장답사를 마치고 사업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트램을 주요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시는 트램을 일반도로화로 인한 교통 정체 해소 대안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경인고속도로 인천나들목-서인천나들목 10.45㎞ 구간이 일반도로로 바뀌면 차량 속도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교차로와 함께 신호체계까지 들어서면 체증이 심해지기 때문에 새로운 대중교통 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가운데 78%가 승용차이고 송도에서 계양, 주안에서 검단으로 향하는 차량이 가장 많다"며 "이들 교통 수요를 트램으로 흡수하면 정체 현상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도로화 구간 가운데 절반 이상은 8월 개통 예정인 인천지하철 2호선과 겹친다.

서인천나들목-도화나들목 인근까지는 약 6㎞의 도로를 따라 땅 아래로 지하철이 함께 달릴 정도다.

특히 2호선은 통행량이 많다고 시가 분석한 주안-검단 사이를 오간다. 송도-계양 구간에도 이미 인천지하철 1호선이 운행되고 있다.

트램으로 교통량을 일부 수용한다고 해도 차로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체증이 줄어든다고 장담할 수 없다. 트램은 도로 위를 차량과 함께 달리는 전차다. 트램이 왕복하는 도로 구간은 폭 10m 정도로 예상된다.

일반도로 1개 차로 폭이 약 3m임을 감안하면 3~4개 차선을 차지하는 셈이다.

트램을 도입하는 데 드는 돈만 해도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트램 건설비용이 ㎞당 200억 원 정도 든다.

시는 송도국제도시부터 작전역까지 트램 노선을 구상하고 있다. 직선거리로만 따져도 20여㎞다. 트램 도입에 최소 4000억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사업 비용은 현재 교차로 개설과 옹벽 철거에만 1500억여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원도심과 송도국제도시를 이어 도시 균형발전을 꾀하려는 차원"이라며 "철도와 버스의 중간격인 트램은 지하철이나 경전철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공기가 짧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