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초고강도 추가 부양패키지를 내놓으면서 미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중국 등이 자국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환율전쟁이 격화될지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6번째로 꼽히는 이번 환율전쟁은 작년 8월 중국이 위안화가치를 크게 절하시킨 시점부터 진행 중이라는 게 영국의 경제분석·전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분석이다.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당장 다음주 잇따라 예정된 일본은행(BOJ)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영란은행(BOE)의 3월 통화정책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CB는 지난 10일 디플레이션 방어와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제로를 선언하고 예치금리를 -0.4%까지 인하했으며, 채권매입프로그램의 월매입액 한도를 800억 유로로 33% 늘리고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재도입했다. 국제금융시장의 예상을 훨씬 넘어서는 초고강도 조치였다.
 
◇ 일본, 미국, 영국 중앙은행에 쏠리는 눈…주요국 통화정책 결정 분수령

13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ECB에 이어 가장 먼저 패를 내보이는 것은 일본은행이다.

일본은행은 15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블룸버그가 애널리스트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0%가 7월 말까지 예정된 4차례 회의 중 1차례는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그 시기가 이번 달일 것이라고 전망한 애널리스트는 12.5%인 5명에 불과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지난 1월 29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갑작스럽게 도입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이후 일본 국채의 70% 이상이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졌고 머니마켓펀드(MMF) 판매는 중단됐으며 은행주는 폭락했다.

도입 2개월째인 마이너스 금리의 영향을 평가 중인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현재 경제상황에 대한 진단이나 전망치 수정 여부, 추가 인하 계획 시사 여부 등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