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거듭해온 아시아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중국의 경기감속과 원자재 가격 하락이 주 요인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아시아의 주요 상장기업 300개사의 작년도 경영실적을 분석한 '아시아 300' 결산실적에 따르면 대상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300'은 이 신문이 한국, 중국(홍콩 포함), 대만, 인도, 동남아시아 6개국 등 일본을 제외한 10개국과 지역의 상장기업 중에서 시가총액과 성장성 등을 기준으로 331개사를 선정해 중점적으로 보도하는 대상이다. 

작년 경영실적은 장기비교가 가능한 252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대상 기간은 2015년 4월부터 2016년 3월까지이며 결산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발표, 발표하지 않은 기업은 시장의 예상치를 반영했다. 2월 말까지 실적을 발표한 130개사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63개사의 순익이 감소했거나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이다. 
 
이익 금액의 60%를 차지하는 중국·홍콩 주요 기업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9%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거대 국유기업의 실적악화가 특히 두드러졌다. 해당 기업과 시장은 석유·천연가스업체인 중국해양석유(CNOOC)와 중국석유천연가스(페트로 차이나)의 순익이 60~7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둔화로 불량채권이 늘어난 중국은행과 중국공상은행 등 대형 은행들도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은 전체적으로는 순익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시가총액 최대업체인 삼성전자는 순익이 20%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중국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포스코의 순익이 전년 대비 71%, 현대자동차 13% 각각 감소한 반면 원자재 가격 하락 수혜업종인 롯데 케미컬과 한국전력은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적자로 돌아섰고 대한항공은 원화 약세의 영향으로 적자액이 전년의 1.5배로 확대됐다.

대만에서 가장 큰 액정패널 업체인 여우다광뎬(友達光電)은 박형 TV와 스마트폰용 패널 판매부진으로 순익 감소 폭이 72%에 달해 대상기업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 기업의 순익이 20% 이상, 말레이시아 기업은 10% 남짓, 인도네시아 기업도 4%의 순익감소가 예상된다. 원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은 순익은 70% 감소했다. 중산층이 늘고 있는 인도와 필리핀은 순익이 각각 12%와 8% 증가할 전망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의 이토 신고(伊藤信悟) 중국실장은 2016년에도 "철강 등 중후장대산업과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의 공급과잉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아시아 기업의 경영환경은 녹녹치 않다"고 말했다. 

니시하마 도루(西浜徹)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원유가 약세로 인플레 압력이 낮아져 소비 여력이 생길 것"으로 예상, 내수관련 기업은 경영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으로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