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석유 생산의 73%를 담당하는 산유국들이 석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는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 통신을 인용,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주요 러시아 석유 관계자들과 회동한 후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노박 장관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걸프만 등지의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에 합류하겠다는 뜻을 표명해 '임계 수준(critical mass)'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은 이란이 산유량 동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산유량 동결 합의안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2월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베네수엘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관련 대표들은 도하에서 만나 산유량을 지난 1월 수준에서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이들은 산유량 동결에 합류할 나라를 더 늘리기 위해 오는 3월 중순 산유국 회의를 열 계획이다. 

노박은 산유량 동결을 감시할 방안에 대해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산유량 동결의 목표는 유가를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가가 이 수준을 넘어설 경우 다시 공급과잉 상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C의 리더격인 사우디의 알리 알-나이미 석유장관은 산유국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태라 전면적인 감산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못 박은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은 수요를 하루 100만 배럴 이상 웃도는 상태다. 
 
에마뉘엘 카치큐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산유량 동결합의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며 여전히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긴 하지만, 상당한 의견일치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라파엘 코에라 에콰도르 대통령은 자국을 포함해 콜롬비아, 멕시코 등이 오는 3월 예정된 산유국 회의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걸프만 산유국의 관계자들도 이란과 이라크를 제외한 OPEC 회원국의 다수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이 에너지장관은 원유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산유량 동결 합의가 필요하다"며 "현 유가 수준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모두가 산유량 동결에 나서야 할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산유량을 동결하더라도 사우디와 러시아의 1월 산유량이 역대 최고 수준인 데다 이란과 이라크가 산유량을 늘릴 계획이라 이들이 빠진 합의에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란은 자국의 생산량이 서방의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산유량 동결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오는 8월까지 원유를 하루 50만 배럴을 더 생산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39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