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23일 ~ 내달 6일 '사람이 있었다-수인선' 기획
원로작가 김용수 선생 미공개작 등 25점 전시
▲ 소래철교


수인선 인천구간 개통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린다.

인천시립박물관(관장 조우성)은 오는 27일 수인선 인천구간 완전개통을 축하하며 23일~3월 6일 올해 첫 기획특별전 '사람이 있었다-수인선'전을 진행한다.

인천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73년 7월 13일 송도역-남인천역 구간 5㎞가 폐선되면서 열차운행이 중단됐던 수인선 인천구간이 43년 만에 다시 개통되는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마련됐다.

1960년대 이후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한 원로 사진작가 김용수 선생(79)은 지난해 수인선을 주제로 한 자신의 작품 5점을 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는 기증의 연장으로 선생의 작품 중 1960년대 수인선과 그 주변의 풍경을 촬영한 사진작품 25점을 만나는 자리다.

시립박물관에선 지난 2012년 5월 수인선 오이도-송도 구간의 개통을 기념해 '수인선, 두 번째 안녕' 전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전시는 수인선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주제로 박물관 소장 유물과 함께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던 자료와 에피소드를 수집해 공개했었다.

▲ 군자역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수인선을 이용했던 사람들과 그들의 정겨운 일상을 김용수 작가의 사진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1960년대의 치열했던 삶의 현장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기억 저 편에 남아있는 수인선 협궤철도와 꼬마기차의 모습은 무지개처럼 다채롭다. 농수산물을 손에 들고 머리에 이고 등에 짊어진 시골 아낙네와 촌로들, 등교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던 정겨운 풍경을 만날 수있다.

작가는 1960년대의 수인선을 사람들로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에 전시되는 25점의 작품에는 그런 작가의 기억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다. 1960년대 수인선의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이번 전시가 갖는 또다른 의미라 할 수 있겠다.

김용수 작가에게 있어 1960년대는 사진가로서 첫발을 디뎠던 순수의 시대였던 반면, 수인선 58년의 역사 속에서 1960년대는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었던 최전성기였다. 순수한 시선을 가지고 있던 신진 작가의 렌즈에 담긴 가장 역동적인 수인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전시가 갖는 세 번째 의미이다.

김용수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1967년과 1968년 주로 사실적인 기록에 중점을 두고 수인선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의 가장 중요한 속성이 '기록성'인 만큼 그 어떤 매체도 사진만큼 그 순간을 사실적으로 기록하고 보존하지 못한다고 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수인선 사진들은 작품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1960년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록한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도 갖는다. 당시 예술성과 작품성을 강조하는 사진작품이 각광을 받고 있었음에도 사진의 '기록성'을 중시했던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1960년대 수인선과 사람들에 대한 기록', 이것이 이번 전시가 갖는 네 번째 의미이다.

마지막 의미는 김용수 작가의 수인선 사진작품 25점 중 13점이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으로 이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는 사실이다.

수인선은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5월 16일 인천 신흥동에서 성대한 기공식을 거행한지 1년 2개월만인 1937년 7월 19일 개통된 수인선은 수원역과 인천항역(후에 수인역, 남인천역으로 개칭) 사이 총 52㎞를 연결하는 철도로 경동철도주식회사에서 건설한 사철이었다.

수인선은 경기도 내륙지방에서 생산되는 미곡을 수원역을 거쳐 인천항까지 운반하기 위해, 그리고 인천 지역의 남동염전, 소래염전, 군자염전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수원역을 통해 전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건설됐다.

개통 당시 수인선은 레일 사이의 간격이 762㎜의 협궤철도였다. 이는 일반 철도의 궤간 간격 1435㎜의 절반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수인선을 달렸던 기차를 '꼬마기차'라 부를 정도로 크기가 작을 수밖에 없었다.

쌀과 소금의 철도 수인선은 광복 이후 주로 통근과 통학열차로 운영되다 점차 그 기능이 위축됐다. 마침내 1973년 7월 남인천-송도 구간 5㎞가 폐선된 데 이어 1994년에는 송도-한양대 간 26.9㎞가 폐선됐고, 1년 뒤인 1995년 12월 31일 전체구간이 완전히 폐선됐다.

1994년 4월 서울 지하철 4호선이 안산역까지 연장되면서 한양대-안산 구간이 전철로 운영됐으며 이 노선은 2000년 10월 오이도역까지 연장됐다. 2012년 6월 오이도역과 인천 송도역을 잇는 수인선 인천 구간이 일부 개통됐며, 오는 2월 27일 수인선의 인천 전구간이 개통되는 것이다.

김용수(1938~) 선생은  

1938년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나 1963년부터 인천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했고, 현재 중국 상하이에 살고 있다. 1969년 3월 인천 은성다방에서 개최된 첫번째 개인전을 통해 '눈버섯' 등 34점을 발표한 이래 모두 8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한국사진작가협회 자문위원, 대한민국사진전 초대작가, 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를 지냈으며 경기도문화상(1971), 현대사진문화상(1982), 도선사진문화상 창작상(1984), 한국사진문화상 공로상(1996)을 수상했다. 동아미술제, 동아국제사진쌀롱, 부산국제사진대전, 동아사진콘테스트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