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있었던 북한의 수소탄 실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화들짝 놀란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웃 중국의 반발수위도 예사롭지 않다. 우리 정부도 한동안 꺼놨던 대북 확성기방송을 재개하는 등 대북압박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올해 다양한 대북교류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인천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시는 당장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중국 쿤밍에서 인천평화컵대회를 열 예정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韓·北·中·日 등 4개국 성인 및 유소년 축구팀이 참가하며, 그간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 또 올해 처음 성사된 인천-북한 양궁대회도 금명간 열릴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는 이 두 대회를 올부터 인천과 평양에서 교차 개최하는 방안까지도 추진해왔다.

이들 일정이 모두 불투명해진 것이다. 게다가 하반기 개최가 유력시됐던 강화도조약 체결 140주년 기념 4개국 학술대회도 성사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의 입장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해가며 순수 민간차원의 교류사업은 당초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 아래 정부 측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일촉즉발, 최악의 상황은 그간 여러차례 있어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민간교류는 끊이지 않고 지속돼왔다. 시는 이러한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인천은 지정학적으로 대북교류의 교두보다. 인천의 미래발전구상에도 대북사업은 중요한 하나의 축이다. 이 같은 점을 일찌기 간파한 시는 전임 안상수·송영길 시장 때부터 북한과의 교류사업을 활발히 추진해왔다. 경색된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그때 그때 인천이 기여한 바 적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병신년 새해, 의욕적으로 준비한 인천의 대북사업이 예상치 못한 악재를 만났다. 어떠한 장애가 있더라도 물은 결국 주변을 적시며 가고자 하는 곳으로 흘러간다. 조그만 물길이 큰 물꼬를 트는 예는 많다. 인천발 남북교류는 지속돼야 한다. 정부의 미래지향적 판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