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희성 육군 17보병사단 천둥연대 상사
생일 챙기기·'또래 상담용사 임명' 병사 고충해결 등 후임 사랑 가득

"다른 사람이 바뀌기를 바라지 말고, '나부터 변화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군 생활을 해왔습니다."

지난 1997년, 하사로 군생활을 시작한 육군 제17보병사단 천둥연대의 오희성(41·사진)상사. 그는 후임들을 다그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몸에 배어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병영생활을 할 수 있다는 그다.

따끈한 미역국이 담긴 생일상을 직접 차려주며 병사들과의 거리를 좁힌다.

"생일 2~3일전이면 누구나 들떠있기 마련입니다. 군에 있으니 집에서 어머니가 아침에 차려주신 미역국 생각이 간절하죠. 그 정도의 맛은 아니겠지만, 국과 반찬을 차려주면 맛있게 먹고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더라고요.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해집니다"

오 상사는 이 외에도 병사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 끝에 병영문화 혁신 방안들을 하나씩 마련했다.

또래 상담용사를 임명해 고충을 해결하고, 본가가 멀리 있어 면회제한이 있는 병사들을 위해 가족들과 영상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상담 중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탈영을 하고 싶다던 병사는 그의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군에서 나가고 싶다고 도움을 요청한 한 병사가 있었습니다. 간부에게 하지 못하는 고충들을 또래 상담원을 통해 풀어나갈 수 있게 연결해줬죠. 속 이야기를 터놓고 해결방안을 찾으며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그 병사는 늠름한 모습으로 군 생활을 마무리해 전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의 이러한 노력은 이 번달 초 열린 '병영문화혁신 사례 발표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자로 선정되며 대내외적으로 알려졌다.

수상의 기쁨보다 앞으로 병사들과 함께 만들어 갈 행복한 부대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고 말한다.

"군대를 생각하면 전투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맞는 말이지만 전투력이 높아지려면 병사들의 행복지수가 먼저 높아져야 합니다. 생일상을 차려주고 상담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주다보면 제가 더 행복감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결국, 행복은 받을 때보다 줄 때 큰 것이죠."

"병사들에게도 말해주고 싶습니다. 군대에서 업무가 많아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신바람 나고, 웃음 가득한 부대를 만들겠습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