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계양구청내 개소 …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 기여
조영실 대표 "아이들 꿈 키우는 곳 … 예쁜 눈으로 봐주길"

"향기로운 커피와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공간입니다."

인천 계양구청 민원여권과 내에는 물레방아 소리를 들으며 달콤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자그마한 카페가 있다.

지난 2012년 7월13일 개소식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아모르 카페. 이곳에는 발달장애인들이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인천장애인부모연대 계양지회가 만든 마을기업 아모르카페의 조영실(49·왼쪽) 대표는 이곳을 장애인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이라 설명한다.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교 때 바리스타 교육을 받았거든요. 근데 막상 졸업 후 취직을 하려고 하니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건 쉽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들의 꿈을 키울 수 있는 카페를 직접 만들게 됐어요."

대부분의 손님들은 구청 직원과 주민들. 처음에는 더디고 서툰 모습에 간혹 짜증을 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제는 밝은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을 짓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 대표는 "지나가다 우연히 만나면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안부를 묻는 사람도 많다"며 "유명한 다른 카페처럼 수준 높은 커피를 만들어내지는 못하지만, 손님들에게 커피와 함께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곳이다" 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한 카페는 올해로 3년째를 맞이했다. 그 동안 아이들은 이곳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아이들도 성장했지만 자신 또한 아이들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이 많다는 그다.

"같은 발달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조금씩 특성이나 성향이 달라요. 자폐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은 자기가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교대시간이 지나도 자신이 커피를 뽑으려고 한다거나 지정석에만 앉아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나 도와주는 부모님들은 이해를 해도 같은 장애인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이 문제로 아이들끼리 다투기도 했어요. 시간이 지나고 나니 서로의 특성과 생각들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더라고요. 아이들을 통해 배우게 되는 것들이 많아요."

조영실 대표는 일하는 친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따뜻한 시선과 격려라고 말한다.

"여기서 일하는 친구들은 손님들의 따뜻한 시선을 먹고 살아요. 우리 친구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 한 편에는 나를 비장애인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오시는 분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친구들에게 격려 해주신다면 일 할때 좀 더 자신 있고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디긴 하지만, 우리 친구들이 열심히 성의를 다해서 하고 있다는 예쁜 눈으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