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방침 철회 촉구 … 인천대와 반대서명 운동 전개
▲ 변규덕 인하대 사학과 학생부회장

지난 10월 12일 인하대학교 내에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입장 변화 및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 철회를 촉구한다'는 글로 시작됐다.

'역사가 국가에 의해 독점된다면, 그 역사는 국가 권력의 도구이자 정권의 시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혀 있었다.

그리고 내용 맨 윗줄에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인하대학교 사학과 학생회'라는 출처가 명시돼 있었다.

이 대자보를 작성한 변규덕 사학과 학생부회장(3학년)은 "역사를 국가에서 일괄적으로 교육하겠다는 것은 곧 역사를 손에 쥐고 독점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대학에서 역사는 특정 정권이나 단체가 소유할 수 없다고 배워왔기 때문에, 국정교과서 추진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변규덕 학생부회장은 박강 학생회장과 함께 인하대 국정교과서 반대 운동에 불을 지핀 인물이다.

인하대·인천대 학생들은 지난 19일부터 닷새 간 공동으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을 벌였는데, 변규덕 학생부회장은 이 모임에서 중심축 역할을 맡고 있다.

변규덕 학생부회장은 "인하대 사학과, 인천대 역사교육과 학생회는 국정교과서 추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전국역사학도선언 인천권역모임'이라는 이름 아래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정부가 국정교과서 추진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 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정화 교과서에 투영된 획일적 역사관에 지배받기보다는 여러 방면에서 바라보고 판단할 수 있는 역사관을 장려 받아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특히 청소년들이 배우는 역사가 정부와 정치권의 이념 다툼 소재로 활용되는 현 상황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국정교과서의 표본으로 삼으려는 뉴라이트의 교학서 교과서가 과거 식민지 지배를 어떻게 미화하고, 친일파 독재를 어떻게 정당화 했는지는 이미 뻔히 나와 있다"며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은 이를 막기 위해 시험기간에도 펜과 책을 놓고 밖으로 나가 목소릴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