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무료급식 지원' 쌀 기탁 제안 … 어르신 지원 봉사도
▲ 노영철 주안라이온스클럽 2부회장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9월24일. 인천청소년일시쉼터 한울타리로 10㎏ 쌀 50포대가 도착했다.

매주 목요일 부평역 광장에 마련되는 가출 청소년 무료 급식소 운영을 위해 써 달라는 주안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의 마음이었다.

한울타리는 지난 몇년동안 인천지역 가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을 벌이고 있는데, 노인 급식과 달리 가출 청소년 급식 관련해선 정부와 지자체 등의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쌀 한 톨이 아쉬운 처지였다.

이날 메뉴는 야채 볶음밥. 명절 앞두고 부모 동의없이 24시간 넘게 밖에서 보낼 100여명의 청소년들은 그릇을 깨끗하게 비웠다는 게 한울타리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번 쌀 지원은 노영철(사진) 주안라이온스클럽 2부회장의 제안이었다.

한울타리에서 이사도 겸하고 있는 그는 "자라나는 청소년들 밥 한번 먹여주자" 회원들에게 제안했고, 회원들도 흔쾌히 승낙했다.

노영철 2부회장은 "정부나 언론 등에서 노인 급식 문제는 중요하게 보고 각종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성장기인 가출 청소년의 급식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않고 있다"며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주안라이온스클럽이 이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주안라이온스클럽은 매달 서구 노인복지회관에서 급식 봉사도 진행할 정도로 취약 계층 지원에 힘쓰고 있다.

노영철 2부회장이 지역 봉사에 힘쓰는 것은 인천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그는 "나고 자란 곳도 인천이고, 주안 지하상가 한 곳에서만 30년 가까이 사업장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사랑이 생겼다"며 "인천에서 봉사를 계속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휴대전화 판매업체인 ㈜남광통신을 26년 전 주안에서 설립해 지금까지 운영해 오고 있다.

"어린시절 워낙 힘겹게 자라서 베풀 수 있는 능력이 될 때 주변에 봉사하며 살겠다는 마음이 늘 있었는데, 정작 실천하려다 보니 어려운 사정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 다 돕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있다"는 그는 "매달 5000원이라도 주변을 위해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우리 주위에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는 이들의 고통이 조금은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