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독일 경제가 중국발 충격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실물경제학자들을 인용해 중국에 대한 미국 무역과 금융 노출 정도가 다른 주요국에 비해 완연히 적기 때문에 중국발 충격과 관련한 미국 경제 평가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 가운데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독일은 중국발 충격에도 지난 7월 수출이 소폭 증가해 기록적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6일(이하 현지시간) 관측됐다.

FT가 전한 골드만 삭스의 지난 4일 자 보고서는 최근의 중국발 소요가 미국의 내년 성장을 0.2%포인트 깎이도록 하는 매우 제한적인 충격만 가할 것으로 새롭게 전망했다.

워싱턴DC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애덤 포센 소장도 FT에 베이징 당국이 잘못 대처했지만 중국 소요에 대한 시장 반응이 과하다면서, 증시 참여 인구 비율이미미하지만 소비는 늘어나는 추세임을 강조했다.

포센은 "시장이 중국 경제 하강을 너무 걱정한다"면서, "미국과 중국간의 직접적인 무역 및 금융 연계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FT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13%인데 반해 소비는 70%인 점을 상기시켰다. 또 미국 수출의 7%만 중국으로 간다는 점도 덧붙였다.

FT가 인용한 도이체방크의 지난주 분석에 의하면 중국의 성장이 1% 감소하면, 미국 성장이 0.1%포인트 줄어드는 효과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중국이 설사 무너진다고 해도 미국에 가해지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지적이라고 FT는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는 애플을 비롯해 많은 미국 다국적 기업이 있지만,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상장 기업 매출의 2%만이 중국에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의 폐쇄성 때문에 미국 대형은행의 직접적인 노출도 미미해, 전체 자산의 약 3%만 중국에 직접 연계돼 있다고 골드만 삭스는 분석했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것으로 지적됐다.

FT가 인용한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지난주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과 무역에서 깊게 연계된 신흥국이 중국발 충격에 극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보고서는 미국 공산품 수출의 약 절반이 신흥국으로 가기 때문에 중국탓에 이 시장이 흔들리면 미국에 대한 간접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이 지난주 중국발 충격으로 증시와 원자재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것이 미국 성장 전망에 대한 심각한 하강 압박이라고 우려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일하다 존스 홉킨스대 교수로 옮긴 존 포스트는 지난주 브루킹스 연구소 패널 토론에서 연준이 통화 정책을 결정함에 중국발 시장 충격이 미국 실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고FT는 전했다.

한편, 독일무역협회(BGA)의 안톤 보어너 회장은 독일 신문 다게스 슈피겔 6일 자 회견에 "(중국 경제 부진에도) 올해 수출이 소폭 증가해 기록적 규모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독일 경제에 대한 중국의 충격이 과장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어너는 "내 걱정은 (여전히) 중국보다는 유로 구도 붕괴 위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오랫동안 고속 성장을 이어왔기 때문에, 주춤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라면서, "중국에 대한 독일 수출 증가 폭이 위축되지만,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일은 지난해 전년 비 3.7% 증가한 1조 1천300억 유로의 수출을 기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은 독일의 4번째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6%로 EU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독일의 7월 수출 통계는 8일 발표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