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 이필연 경사·안용혁 경장] 차안 번개탄 불끄고 심폐소생술 시행 목숨살려

"회사 동료가 죽겠다고 전화하고부터 연락이 닿질 않아요."

인천 남동경찰서 만월지구대 이필연 경사(사진 왼쪽)는 지난 10일 오후 5시37분쯤 한 통의 신고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 신고자의 목소리는 다급했고, 심하게 떨렸다.
그는 "동료가 휴대전화를 꺼둔 채 사라졌다"며 안절부절했다. 이 경사는 안용혁 경장과 함께 곧장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했다.

이어 사라진 A(47)씨의 사진과 신원을 확인한 다음 가족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가족도 A씨의 행방을 몰랐다.

두 경찰의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러던 중 신고자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동료가 흰색 카니발을 타고 나갔는데, 지금 번개탄을 피운 채 목숨으 끊으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 순간, 이필연 경사는 A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를 파악했다.

A씨의 위치는 다름 아닌 인천 소래산 부근이었다. 두 경찰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A씨가 사람이 없는 한적한 장소에 있을 거라고 판단, 소래산 근처 고가 아래 숲과 주차장을 샅샅이 살폈다.

이 경사의 눈에 연기가 자욱하게 흘러나오는 카니발 차량이 들어왔다.

두 경찰이 문을 열었을 때엔 A씨가 이미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동시에 차는 계속 불타고 있었다.

이필연 경사는 A씨를 바닥에 눕혀 심폐소생술을 시행했고, 안용혁 경장은 소화기로 차량 불길을 잡았다.
A씨는 1분 뒤 의식을 되찾아 현재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안용혁 경장은 "A씨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다리가 풀릴 정도로 가슴이 찡했다"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이필연 경사는 "A씨를 늦지 않게 발견해 천만다행이었다"면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되겠다"고 밝혔다.


/황신섭 기자 hs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