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청 혁신전략추진단 김남섭·남동구청 교통행정과 김문자 인터뷰
한라산·설악산·히말라야 등 60여곳 등정 … "함께 등산하며 배려하는 마음 생겨"

"8월의 지리산은 질풍노도 시기의 10대 소녀같고, 겨울의 덕유산은 백색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5월의 신부 같습니다. 가을 단풍이 예술인 설악산은 중년의 여인과 같은 느낌입니다."

인천 남동구청 혁신전략추진단 소속 김남섭(52·오른쪽 첫번째), 교통행정과 소속 김문자(46·오른쪽 두번째) 부부의 취미는 등산이다.

이들이 함께 오른 산은 60곳이 넘는다. 우리나라의 100대 명산이라 불리는 한라산, 설악산, 지리산, 태백산 등은 이미 정복했다.

이에 공무원 부부는 더 높은 목표를 세웠다. 이들은 지난 2012년 겨울 아들, 딸과 함께 히말라야 푼힐전망대 트래킹 코스(3200m)를 완주했다.

"사춘기를 지독하게 겪은 딸과 감정싸움을 많이 한 아빠가 화해를 하고자 온 가족이 함께 다녀왔어요. 같이 걷다 보니 자연스레 대화도 나누고 서로 다독거려 주게 되더라고요. 온 가족이 다시 똘똘 뭉치게 된 계기였죠."

이들은 산을 오른 지 5일만에 푼힐전망대에 도착했고 황홀한 광경을 눈에 담았다.

"전망대에 올라 산을 내려다 보니 무거운 짐을 모두 내려놓는 기분이었어요. 또 한줄기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몸과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그동안 억눌려있던 것들이 모두 해소되는 듯 하더라고요."

그러나 히말라야 푼힐전망대 등반이 쉽지만은 않았다.

"난방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아 밤에 너무 추웠어요. 두꺼운 겨울 옷을 모두 껴입고 침낭 속에 파묻혀 잠들려 노력했지만 추위로 쉽게 잠들 수가 없더라고요. 산을 오르는 것보다 추위와 맞서 싸우는 게 더 힘들었어요."

김 씨 부부의 산에 대한 열정이 시작된 곳은 바로 인천 소래산이다.

"주중엔 바빠 주말에라도 운동해야 겠다는 생각에 함께 소래산을 올랐어요. 처음엔 숨을 헐떡거릴 정도로 체력이 약했죠. 그런데 계속 산을 오르다 보니 더 높은 곳, 더 전망이 좋은 곳 등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또 함께 등산을 하니 부부싸움도 줄고 자연스레 서로를 배려하게 됐어요. 저희 부부가 계속 산을 오르는 이유입니다."

이들은 군대에 있는 아들이 전역하면 쿰부 히말라야 칼라파타르(5550m) 등반을 계획하고 있다.

"4~5월의 히말라야 트래킹은 천상의 화원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고 들었어요. 꼭 도전하려고요. 그러나 지금은 네팔 지진 때문에 가슴이 많이 아픕니다. 빠른 시일내에 복구가 완료 됐으면 좋겠어요."

/양준호 기자 peter03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