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돌풍의 핵 … 10개 구단중 유일하게 외국인 주장 '신뢰'
KBL 장·단신 나눠 선수선발·까다롭게 바뀐 재계약 조건 '한몫'
▲ 유도훈 인천 전자래드 감독(왼쪽)이 22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팜스호텔에서 열린 '2015 KBL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안드레 스미스를 지명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 선발권을 거머쥔 인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리카르도 포웰을 포기하고 안드레 스미스를 뽑았다.

안드레 스미스는 전혀 한국 농구 경험이 없어 검증이 되지 않은 선수다.

반면 포웰은 전자랜드에서만 네 시즌을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 이미 검증이 끝난 선수일 뿐 아니라, 전자랜드의 많은 팬들이 그가 인천에서 다시 뛸 수 있기를 절실하게 바라고 있었다.

특히, 포웰은 지난해 프로농구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로 주장을 맡은 뒤 뛰어난 리더십과 집중력으로 2014-2015시즌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서 상위팀을 잇따라 물리치며 이변을 일으켰던, 전자랜드 돌풍의 핵심이었던 선수였다.

그럼에도 유 감독은 왜 이 같은 선택을 했을까?

전자랜드의 오랜 숙원에서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전자랜드의 숙제는 항상 '높이'였다.

그런데 올 시즌부터 193㎝를 기준으로 장신과 단신 선수를 나눠 뽑는 방식으로 KBL의 규정이 바꼈다.

그러면서 KBL은 올해 뛰었던 선수들과는 '전면 재계약을 할 수 없도록' 했다.

이런 상황은 전자랜드가 포웰을 선택하는 데 엄청난 제약으로 작용했다.

포웰의 신장은 196.2cm로 그리 큰 편이 아니다. 그런데 어차피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은 반드시 193㎝ 이하를 뽑아야 한다.

남은 1명은 당연히 빅맨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높이가 약점인 전자랜드가 포웰을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설사 잡는다고 해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유 감독은 골밑에서 충분히 득점과 리바운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스미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드래프트에 참가하기 전 유 감독은 "포웰에 대한 인천 팬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KBL의 바뀐 규정 때문에 포웰이 전자랜드에서 다시 뛸 확률은 크지 않다. 7월 18일부터 시작되는 KBL 트라이아웃까지 지켜보면서 면밀한 검토와 분석을 해야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결국 트라이아웃을 지켜본 유 감독은 안드레 스미스를 선택했다.

1라운드 지명 선수 10명 중 8명이 한국 경험이 있는 선수들일만큼 KCC를 제외한 대부분의 감독들이 1라운드서 검증된 빅맨을 지명했지만 유 감독은 새 얼굴을 과감하게 발탁했다.

1라운드 3순위 선발권이 있었기 때문에 트로이 길렌워터, 로드 벤슨 등 국내서 검증된 선수들을 택할 수 있는 기회가 남아 있었음에도 유 감독은 안드레 스미스를 지명한 것이다.

스미스는 실측신장이 198.2cm로 다른 빅맨들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몸무게가 114.6kg인 정통 파워포워드다.

스미스는 2013-2014시즌 이탈리아리그서 평균 17.4점, 7.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터키서 12.7점, 5.2리바운드를 건져 올렸다. 자유투도 86%로 정확했다.

슛거리도 길어 3점슛까지 구사가 가능하다. 트라이아웃에서 스미스는 듬직하고 안정적인 골밑플레이로 각 구단 감독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스미스가 이번 전자랜드에서 어떤 활약을 펼쳐주느냐에 따라 유 감독의 선택이 옳았는지, 아니면 빗나간 것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