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론] 국가의 위기와 교육 
[시 론] 국가의 위기와 교육 
  • 김진국
  • 승인 201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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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홍 인천대교수
▲ 김철홍 인천대교수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동의하며 다양한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혹자는 그 원인을 경제위기에서, 어떤 이는 정치에서, 또는 대통령의 리더십에서 그 원인과 답을 찾고 있다. 모두 일리 있는 지적이며,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한 단계만 더 깊이 문제의 원인을 들어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바로 우리나라의 편향된 교육 내용과 잘못된 교육 제도에서 대부분의 문제가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위기는 경제발전의 궁극적 목적을 사회구성원의 행복에 있지 않고 무한성장과 경쟁력에서 찾고 있는 잘못된 경제관을 가르친 교육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정치가 국민들의 지탄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원인은 국가의 균형 잡힌 발전과 사회정의보다는 정치를 자신의 출세수단과 평생 직업으로 생각하는 삐뚤어진 정치인을 길러낸 교육의 책임이 가장 크다. 또한 불행한 성장환경과 폐쇄된 공간에서 자라난 정치인이 왕과 대통령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역시 잘못된 우리 사회와 가정교육의 문제이다.

우리교육의 문제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편식이다.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고른 영양분의 적정한 섭취와 운동이 필요하듯이, 교육도 편향된 교과과정이 아닌 소위 지덕체가 고루 갖추어진 전인교육에 있음은 모두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은 학벌위주의 적자생존의 논리와 함께 창의적 인재, 융합적이고 글로벌한 인재 등의 현란한 구호에 밀려 이제 진부한 레퍼토리가 되어 버린 느낌이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생활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교육도 마냥 변화로부터 자유로울 수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은 한 인간을 완성시키는 과정이고 그 인간을 통하여 사회와 국가가 완성되고 발전하는 사회발전의 기본이다. 이런 교육이 일부 권력과 자본에 의해 그 내용과 방향이 좌우될 때 그 사회와 나라의 미래는 다수의 행복이 아닌 소수의 이익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

자식들의 교육도 부모의 욕심이 앞서 아이들의 개성과 특성은 고려하지 못하고, 무조건 좋은 성적 좋은 대학을 위해 일방적인 과도한 투자와 과잉보호가, 어릴 적 뛰어난 아이들이 커서는 사회적 낙오자가 되거나 극단적으로는 자식의 목숨까지 앗아가는 폐단을 수없이 목격하고 있다. 부모는 옆에서 묵묵히 지원하며 필요할 때 조언과 상담의 역할을 하며 스스로 느끼게 하는 교육이 한 개인의 긴 인생에서 스스로 일어서며 함께 살아가는 능력과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다.

최근 24년 만에 발간된 서울대 공대 백서에서 교수들은 서울 공대가 좋은 대학을 넘어 탁월한 대학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단기성과와 양 위주의 획일주의와 부족한 지원, 안정지대에 머물고 있는 교수들과 대학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또한 대학이 대기업의 지원자가 아니라 산업혁신과 국가문제 해결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주문하였다.

만시지탄이지만 적절한 지적이라고 생각되며 그 근본적 원인은 또한 관리하고 통제하려는 국가의 대학정책에 기인하고 있다. 교육은 투자하되 지배하지 않는다는 교육철학에 기초되어야 한다. 교육부는 지원하는 곳이지 대학을 관리하고 지배하는 곳이 아니다. 그럴 권한도 능력도 없는 행정 기관인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졸업생의 취업률로 대학을 평가하고 서열을 매기고 줄을 세우는가? 취업률은 국가적 차원의 경제와 고용정책의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이다. 단위 대학이 책임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정책의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갖은 인맥과 학맥 때로는 편법을 동원하여 숫자놀음에 목을 매고 있다.

150명이 넘는 전국의 대학 총장들이 교육부의 일개 관리에게 조차 제대로 된 목소리 한번 못 내고 있으니, 하물며 대학의 자존심과 사회적 역할은 말 할 것이 있으랴. 기껏 교육부가 없어지는 날이 대한민국 교육 발전의 시작이라는 볼멘 목소리만 내뱉고 있는 것이 우리 대학의 참담한 현주소이다.

최근 또 다시 반복되는 인천대의 재정적 문제 또한 인천시가 대학을 지역사회 발전의 동반자로 생각하고 대학의 자원을 시정발전의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약속된 운영자금이 없어 교직원의 임금을 못줄 수도 있다는 참담한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시의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고등교육과 지적 인프라를 생각한다면,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낸 인천대의 역사와 역할을 생각한다면, 인천대를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시장이나 시의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시정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지적하고 바른 대안을 제시하는 교수사회와 대학의 당당함이 전제되어야 한다. 소위 선진국의 대학정책은 기본적으로 대학이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지원하되, 그 감시는 교육 관료가 아닌 지역사회와 국민이 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역사가 평가하는 것이다. 국가와 지역사회의 위기, 좀 더 긴 호흡으로 교육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김철홍 인천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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