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때 부상착지현상 해결 못해 … 장마철 시험 운행
정부가 영종도 자기부상열차 개통을 압박하고 있다. 비바람이 거세게 불면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데도, 3년째 개통이 미뤄지자 해결책 마련보다는 빠른 개통에 신경쓰는 모양새다. 열차 운행을 책임질 인천시는 결국 장마 후 개통하자는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인 상태다.

시는 인천국제공항에 국내 처음으로 조성된 자기부상열차의 개통 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고 27일 밝혔다. 당초 개통 시기는 다음달 이었다. 시설물 보완 등이 더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자기부상열차 개통 시점은 총 7회 연기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지난 2007년 국책사업으로 개발계획이 발표될 때만해도 개통 예정일은 2012년 6월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강풍이 불 때 열차가 8㎜ 이하로 가라앉는 부상 착지 현상이다. 이와 함께 비바람이 심하면 도착 예정지에서 50㎝~1m 가량 어긋나고, 전력이 갑자기 차단되는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계속해서 지적돼 왔지만, 여태껏 해결되지 않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 대신 전자석의 힘으로 열차가 레일과 접촉하지 않고 8㎜ 떠서 운행하는 최첨단 운송수단이다. 무인운행에 소음과 진동이 거의 없다.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시는 4200억원을 들여 인천공항-용유역 6.1㎞에 2010년 착공, 2012년 완공했다.

시는 2012년 9월 이 사업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2014년 시운전을 벌이고 운영준비인력까지 갖춘 상태로 당장 개통도 가능하지만 시설물분야 7건, 시스템장애분야 3건 등 총 10가지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아 행정절차를 미루고 있다.

시는 부상 착지 현상에 대한 해결책을 당장 마련하기는 힘들다고 고백한다.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담당하는 현대로템이 이를 해결할 기술을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천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게 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는 정부 독촉에 사업 준공의 마지노선을 장마 이후로 하자는 검토까지 하고 있다. 지난
4월 인천시의회 제224회 임시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이정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정부에서 자신들 입장이 있으니 너무 끌지 말고 마지막 데드라인을 이번 장마철로 하자고 했다"며 "6월쯤 시험운영을 해보고 이후 운영하면서 나머지 부분들을 보완하자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라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