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수영연맹회장, 도핑 징계 '체육회 이중처벌' 논란 입장 밝혀
"조만간 국민께 용서 구하는 자리 마련"
▲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이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위원회 청문회를 마치고 2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수영연맹 회장은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26)과 관련해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 대한 논의에 앞서 박태환의 철저한 자기반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박태환과 관련한 국제수영연맹(FINA) 도핑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25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뒤 이같이 말했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지난해 9월 초 실시한 약물 검사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금지약물이자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검출돼 지난 23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FINA 청문회에 참석했다.

FINA는 박태환에게 18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 내년 8월 열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길을 열어줬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는 박태환의 FINA 징계가 끝나도 이후 3년 동안은 태극마크를 달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체육회 규정은 '이중 처벌' 아니냐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부회장이기도 한 이기흥 회장은 "규정과 관련해서 지금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면서 "앞으로 자연스럽게 논의의 장이 생길 것"이고 말했다.

그러고는 "박태환으로서는 실망감을 안겨준 국민에게 먼저 진솔하게 용서를 구하고 자기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태환도 그렇게 할 것이다"면서 "조만간 박태환 측과 상의해 박태환이 이번 일과 관련해 국민에게 직접 소상히 밝히고 용서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박태환이 내년 올림픽에 출전해 성과를 내고 약물로 훼손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려는 의지는 분명히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력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수 없겠지만 만약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면 박태환은 일정 부분 성과를 낼 수 있는 선수"라며 기대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청문회에 참석한 대한체육회 김지영 국제위원장을 비롯해 대한수영연맹 실무진과 함께 이날 귀국했다.

2-3일 후에 징계 결정이 알려지리라던 예상과는 달리 청문회가 열린 당일 FINA의 징계가 신속하게 발표된 데 대해 이 회장은 "후속 조치들을 위해 빨리 결정해줬으면 좋겠다는 뜻을 FINA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선수 자격이 정지된 박태환의 훈련을 비롯해 박태환의 인천 아시안게임 메달 박탈 징계에 따른 계영 출전 선수들의 메달 동반 박탈문제 등 이번 도핑파문의 후속 대책을 체육회 등과 협의해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의사가 처방해준 감기약을 복용했다가 금지약물인 클렌부테롤 성분이 검출돼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로부터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고 현역병으로 입대한 전 배영 국가대표 김지현의 징계 경감 여부에 대해서는 "KADA의 결정에 논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수영연맹 회장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