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만한 시선]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
비즈니스 전략·창업 성공스토리 등 전문가 눈 분석
지난 2014년,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이미 서울의 명동에는 몰려드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거리 곳곳에 중국어로 된 입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처음으로 도입했던 제주도는 중국자본의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이른바 '요우커'들의 인해전술이 시작된 것이다. 신간 <요우커 천만시대, 당신은 무엇을 보았는가>는 중국발 경제태풍인 '요우커'라는 거대한 물결과 기회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경제전문가의 눈으로 들여다 본 책이다.

▲요우커 1억명 시대, 중국발 요우커 효과
저자는 앞으로 2018년까지 대한민국을 찾는 요우커의 수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매년 한국을 찾는 요우커의 수가 20% 이상 증가하고 소비지출 역시 30%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18년에는 한국을 찾는 요우커가 1000만명에 달하고 30조원이 넘는 돈을 한국에서 소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4년 내에 국내 내수시장의 10%에 해당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이를 책임질 1000만명의 새로운 소비자가 나타난다는 것. 이는 대한민국 소비시장 성장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다.
저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중국인 방문객 붐을 맞이하는 곳은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국인의 발길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요우커가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그들은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예전 요우커들이 단체 관광으로 한국을 찾았다면 20~30대 중국 소황제 세대들은 개인 관광 형태로 한국을 찾고, 명동과 동대문에 한정돼 있던 요우커들의 움직임은 대한민국 곳곳으로 스며들고 있다.
강원도 양양공항의 외국인 입국자 수는 2011년 5748명에 불과했지만 2014년 7월 10만명을 돌파해 요우커들의 방문지역이 서울을 벗어나 대한민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7% 국가의 잠재력
중국은 해외여행 시장에서 거대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여행을 경험한 중국인은 전체 인구의 7%에 불과하다. 다시말해 93%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해외로 나가본 적이 없는 셈이다.
앞으로 생해 첫 해외여행을 꿈꾸며 해외로 나갈 중국인들과 두 번째, 세 번째 해외 여행을 반복할 중국인들의 수가 헤어릴 수 없을 만큼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천성적으로 여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해외여행뿐만 아니라 중국 내 여행자 수는 연간 30억명에 달하고 중국 정부가 12차 5개년 개발계획의 일환으로 '소득배증전략'을 발표, 최저임금 상향을 통해 오는 2015년까지 임금을 두배로 올려주겠다고 약속해 소득이 늘어난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다.
실제로도 중국 도시근로자의 평균 소득은 매년 10%이상 증가하고 있기도 하다.
바야흐로 'By China' 시대가 도래, 중국인에 의한, 중국 기업에 의한, 중국 자본의 물결이 한국의 산업·내수시장·자본시장을 크게 바꿔놓고 최소 미래의 10년 동안 중국에서 불어오는 거대한 물결이 한국의 성장을 이끌 것이 예상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 요우커 1억명 시대, 요우커를 잡아라
곧 1억에 달하게 될 요우커를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이미 시작됐다.
그리스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유럽 각국은 요우커 방문을 늘리기 위한 각종 유인책을 쏟아내고 있고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중국발 요우커 열풍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영국이 작년에 야심차게 발표한 관광진흥정책에 따르면 2020년까지 목표로 잡고 있는 요우커의 수가 65만 명. 앞으로 5년 동안 영국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경우 영국으로 가는 중국인 관광객이 65만 명이지만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미 600만명을 넘어섰다.
단순히 비행시간으로 2시간 거리에 불과하다는 지정학적인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저자는 요우커들의 한국행 러쉬의 중심에는 '신한류'라 불리는 문화컨텐츠와 넘치는 외환보유고로 인해 해외소비에 관대할 수 밖에 없는 중국 정부의 입장이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여배우들을 닮기 위한 한국 화장품 소비와 성형 붐도 역시 한몫할 수 밖에 없다.

▲요우커 붐, 양 날의 칼
이 책이 요우커의 해외여행 붐, 소비력 증대라는 표면적인 현상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우리가 요우커 현상을 주목하고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 한국에 전에 없는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지만 자칫 우리에게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장소만 제공하고 모든 돈은 중국인이 벌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제주도에서 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자본들이 이른바 '바오젠 거리' 일대의 상가와 모텔들을 매집하고 있고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700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의 땅 54만9000㎡를 사들여 리조트 사업을 벌여 환경훼손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시행한지 4년 만에 중국인 소유 토지면적은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해 무려 300배 가까이 증가해 제주도민들은 자칫 한국은 중국에 땅만 내어주고, 관광수입은 중국이 가져갈 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역시 '부동산 투자이민제' 구역에 포함되면서 벌써부터 영종·송도·청라 국제도시의 부동산 시장 역시 꿈틀대고 있다.
요우커 비즈니스는 분명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동대문 의류시장도 이미 요우커 쪽으로 방향을 튼 지 오래고,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들 역시 중국어 공부 삼매경에 빠져있다.
모든 기회는 위기를 동반한다. 요우커 붐 역시 마찬가지다. 요우커 붐이 위기로 변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전종규·김보람 지음, 미래의창, 254쪽, 1만4000원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