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요일엔 돌아오렴> 416 세월호 참사 시민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지음 창비 348쪽, 1만2000원
세월호 유가족 13명 육성기록
수익금 희생자 공익 활동 기부
만화가 8명 눈물의 삽화 실어

제주도로 간다던 아이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16일. 인천을 출발했던 세월호가 침몰했다. 구조된 인원은 0명. 전원 구조됐다던 언론의 말은 잠시 뒤 오보라는 것이 밝혀졌다. 250여명에 달하는 아이들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대대적인 구조 활동을 하고 있다던 정부의 말은 모두 거짓이었고 가족들은 죽어서라도 돌아온 아이가 고맙다고 말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한해동안 온통 슬픔에 빠졌다.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안산은 온 마을이 상가(喪家)였고 250여명의 아이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슬픈 도시가 됐다.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은 진척이 없다.

"애가 죽어서 나오는 데 뭐가 감사할 일이야. 이게 미친 세상이지. 우리 가족은 건우만 잃은 게 아니에요. 건우가 꾸릴 미래의 가족 모두를 잃은 거잖아요."(고 김건우군 어머니 노선자씨)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을 담은 신간 <금요일엔 돌아오렴>(창비·사진)에는 지난 240여일간 유가족들이 겪은 내밀한 이야기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레 담겨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 세월호 침몰 당시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유가족들의 슬픔이 전해져온다.
"우리 아들은 자기 존재에 대해서 자주 물었어요. '엄마는 날 어떻게 생각해? 내가 없었으면 어땠을 거 같아?' 그러면 내가 '우리 아들은 공기야. 엄마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기. 아들 없으면 나는 못 살 거 같아' 그랬어요."(고 신호성군 어머니 정부자씨)
'세월호 유가족'. 누구 엄마·아빠로 불렸던 이들은 지난해 4월 16일 이후 하나의 대명사로 묶여졌다. 참사에 대한 말과 글이 우리 사회에 숱하기 뿌려졌고 한 고통이 끝나기도 전에 또 다른 고통이 부모들의 상처를 후벼파냈다.

가족들을 조롱하고, 보상금으로 공격했다.

비정상적인 현상은 한국사회를 뒤흔들었고,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숨겨졌던 본성은 있는 그대로 드러내 부모들을 공격하고 비난했다.

책에는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유가족들이 잃어버린 삶, 가져야 했던 일상들이 기록돼 있다.

안산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장인 르포작가 김순천씨와 인권활동가 유해정씨 등 12명의 작가기록단은 지난해 참사 직후부터 안산과 팽목항, 광화문, 청와대 앞, 국회, 희생된 학생들의 집 등에서 유가족 13명을 만나며 그들의 육성과 눈물을 날 것 그대로 담아냈다.

형제자매, 친구들의 목소리도 담겨있다. 윤태호·유승하씨 등 만화가 8명의 삽화도 실렸다.

수학여행을 마치고 금요일에 돌아와야 했지만 오지 못한 아이들.
기록에 참여한 김순천씨는 작가기록단을 대표해 "부모들이 아픈데 기록하는 우리가 아프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인터뷰 내내 울다가 한 글자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고 돌아온 적이 많았다. 아픔을 견디는 부모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견딜 수 있었다"는 말을 전한다.

"사고 9개월. 우리에게 남은 건 그 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기억하는 일일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인 이 인터뷰 기록이 마찬가지로 평범한 이웃들에게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출판사 측은 책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공익활동에 기부할 예정이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