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만한 시선] 이종복의 인천한담
▲ <이종복의 인천한담> 이종복 지음 광창문화사 303쪽, 1만2000원
2004년부터 10년간 본보 기고

지역 관련 다양한 주제 총망라

애정 어린 비판·아쉬움 풀어내



"인천은 짬뽕같은 도시다. 짬뽕처럼 섞였고, 다시 짬뽕으로 섞여 살 수 있고, 독특한 짬뽕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인천일보에 실렸던 글들이 하나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김홍전 전 논설실장의 부탁으로 시작됐다"는 글들은 내가 감히 서평을 쓸 엄두를 내지 못할만큼 입에 착, 맛나게 읽힌다.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이 웃기는 일이고 감히 서평을 쓴다는 것은 아무래도 두려운 일이다.

신간 <이종복의 인천한담(仁川閑談)>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의 세월 동안 인천일보에 실렸던 칼럼을 한 데 모아 엮어낸 책이다.

책에는 10년이라는 세월동안 인천에 관련한 다양한 주제들을 통해 한 글자 한 글자 조리있게 풀어진 글들이 담겨있다.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이 없어 힘들었다는 필자의 말은 책을 펼치는 순간 엄살처럼 느껴지고 인천지역 곳곳에 담긴 필자의 기억들을 느낄 수 있다.

동북아 최대규모를 자랑한다는 아시아 최초의 수문식 도크에 서린 백범의 이야기를 하고, 배다리와 수도국산을 통해 옛 인천의 모습이 사라져버릴 지도 모를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날선 비판을 한다.

인천이라는 도시 문화적 특성을 짬뽕에 비유하기도 하고 한국적인 것들은 쉽게 살 수 있지만 인천을 선물할 수 있는 물건 하나 제대로 없는 일천한 선물 목록들을 지닌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최근 문화적·역사적 관점이 난해한 채 동네 주민들을 구경거리로 전락시켜버린 송현동 동화마을과 신포동 트리축제에 대한 꼬집음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신포동과 중·동구 일대를 중심으로 풀어진 글들은 부평에서 태어나 자란 내게 있어서는 조금은 아쉽게 느껴졌다.

물론 필자가 신포동에서 태어나 줄곧 신포동에 살고 있는 환경적 특성으로 인한 영향일 수도 있겠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쓴 흔적이 보이는 글들을 읽다보면 재미지게 풀어낸 필자의 능력에 샘이 나기도 했지만 한편에서는 묘한 아쉬움이 남았던 까닭이 그 때문인 듯 하다.

인천일보 기자 출신으로 논설실장과 편집국장을 역임했던 고 김홍전 전 논설실장과의 인연으로 시작돼 이제는 인천일보에 동명제목의 칼럼이 연재되고 있는 책은 인천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천은 어떤 의미인지를 되묻게 한다.

/김상우 기자 theexodu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