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 부서 신청 '인사예고제' 첫 도입 … 시 공무원 환영 분위기
유정복 인천시장이 수직적으로 진행되던 인천시 인사를 뜯어고쳤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인사예고제'를 접한 시 공무원 대부분은 제도의 취지에 공감했다.

그동안 유 시장은 줄기차게 "공무원 개인이 아닌 시민을 중심으로 한 인사를 준비 중이다"며 "인사 청탁과 자신만을 염두한 인사를 철저히 배제하겠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의 공언이 지난 22일 시행된 인사예고제에 녹아 있다.

유 시장은 인사에 앞서 각 공직자를 대상으로 '희망보직'을 신청 받았다.

시장이 개인 이메일을 통해 직접 공직사회의 인사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A국장(3급 부이사관)은 "희망보직을 신청하라고 연락와서 3배수로 썼다"며 "왜 희망보직을 신청하게 됐는지 50자 미만으로 간략한 이유까지 적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이를 분석해 공직사회 목소리와 본인의 시정 철학인 '인천의 꿈, 대한민국의 미래'와 접목시켰다.

이 결과가 지난 22일 인사예고제를 통해 발표된 것이다.

민선 6기 인천시가 사실상 처음으로 벌인 이번 인사에서는 4급 이상자만 무려 157명이 새로운 옷을 입었다.
더구나 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 파견 공직자까지 더해져 인사 규모가 컸다.

시는 23일 "인천시에서 인사예고제가 도입된 것은 처음"이라며 "직원 개인이 근무하고 싶은 부서를 직접 신청하는 실·국·소단위 희망보직제와 인사에 대해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유 시장은 인사예고제와 함께 전 직원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고 알렸다.

이를 다시 종합해 정식 인사발령에 이은 임용장을 수여한다는 계획이다.

유 시장은 "인사를 하기 위해 만가지를 고민했다"며 "이번 인사는 첫 인사인 동시에 심혈을 기울인 만큼 당분간 큰 변동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제기된 '김성제(김포, 성균관대, 제물포고)' 인사스타일에 대해선 "그런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학교와 출신을 전부 알 수는 없다"며 "오직 일을 잘하는 것만이 고려 대상이다. 희망보직을 받은 만큼 반 이상 반영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공직사회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인사는 시장의 전유물"이라고 여겼던 부분이 상당 부분 바뀐 것에 '환영'하고 있다.

B주무관은 "희망보직에 이어 인사예고제가 시행된 만큼 그동안 음성적으로 이뤄진 인사 방향이 바뀌길 바란다"며 "일로서 정정당당히 평가 받고 싶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시는 인사예고제를 통해 공직사회가 제기한 '불합리한 점'과 일각에서 지적한 '부분' 등을 고쳐 이 제도를 '미생'으로 끝나지 않게 할 방침이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