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방송·신문통해 소식 전달
동네 분위기 숙연
▲ 생활고를 겪던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난지 약 일주일이 지난 4일 일가족이 살던 곳을 이웃이 바라보고 있다. /황기선 기자 juanito@incheonilbo.com
화목했던 일가족이 숨진 지 벌써 6일의 시간이 흘렀다.

4일 일가족이 살던 인천 남구 주안동의 한 주택가를 찾았다.

전날 각종 언론 매체에서 일가족 사망 소식을 전한 여파 때문인지 동네 분위기는 숙연했다.

빌라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일가족이 살던 빌라 앞을 지날 때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어떤 사람은 빌라와 10여m 떨어진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 뒤 현장을 바라보다 자리를 뜨기도 했다.

동네 주민들에게 일가족 사망 소식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주민들은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통해 일가족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같은 빌라에 사는 A씨는 "경찰이 (일가족이 사는 집 문 앞에) 펜스를 치고 왔다 갔다 하고 있어 '무슨 사건이 일어났나 보다' 생각했다"면서 "그 사고 이후 집에 혼자 있는 게 불편해 찜질방에서 지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인근에서 공사 작업을 하던 한 인부는 "가슴 아픈 일이 생겨서 안타깝다"며 "더 이상 얘기하지 마라. 속상하다"고 말했다.

또 주민들은 일가족이 그렇게 힘들게 살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한다.

일가족은 이들에게 그저 같은 동네에 살지만 '잘 모르는 이웃'에 불과했던 것이다.

40년째 인근 빌라에서 살고 있다는 유모(78)씨는 "예전에는 이웃집 소식까지 다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누가 사는지 조차 모르겠다"며 "지금은 월세를 주면서 잠깐 살다 가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잘 알지 못하고 인사도 안 한다"고 말했다.

/구자영 기자·김혜림 인턴기자 ku9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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