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농구 경기장 관람객 극소수
동원 학생 대부분 … 선수 투혼 무색
"손가락이 없어도 배드민턴 칠 수 있어요. 팔이 없어도 수영할 수 있어요. 다리가 없어도 달리기 할 수 있어요. 발가락이 없어도 축구할 수 있어요.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이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어요."

김성일 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위원장이 지난 6일 개폐회식 공연 제작발표회에서 밝힌 용현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백일장 수상작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다"는 김 위원장의 우려가 대회 첫날부터 발생하고 말았다.

16일 낮 12시쯤 한국과 대만의 휠체어농구 경기가 열렸던 삼산월드체육관. 한국 첫 경기였지만, 경기장을 채운 관람객의 수는 터무니없이 적었다.

그마저도 동원된 학생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들은 자리를 지키지 않은 채 돌아다니고, 떠드는 등 산만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휠체어를 탄 선수들은 경기는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매끈한 코트를 누비는 10명의 선수들은 놀랄 만큼 빨랐고, 격렬했다.

한 손으로는 휠체어를 밀고, 다른 손으로는 공을 튀기는 모습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찡하게 했다.

상대를 경계하기 위해 '챙'하는 소리와 함께 휠체어를 부딪치며 몸싸움을 하는 선수들이 있는가하면, 넘어진 상대편 선수가 일어날 수 있도록 휠체어를 잡아주는 훈훈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경기를 관람한 굴포초등학교 3학년 이수연양은 "선수들이 휠체어를 탔는데도 굉장히 빨리 움직여서 신기했다"면서 "엄청 멋있었다. 앞으로도 우리 선수들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구자영 기자 ku90@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