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기재부가 예산지급 … 경찰청 "받은적 없어" 반박
인천 아시아경기대회(AG)의 안전을 위해 지원 근무를 하는 경찰들이 뿔났다.

AG 조직위원회가 대회 운영에 동원된 공무원에게 주는 보상금을 경찰만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조직위는 경찰청이 AG 지원 근무에 대한 보상금 성격의 예산을 기획재정부로부터 이미 받았기 때문에 보상금을 '이중 지급'할 수 없었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경찰청은 기재부로부터 보상금 예산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1일 AG 조직위에 따르면 조직위는 대회 기간 현장에서 근무하는 전문직과 공무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고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와 간호사는 1일 기준 각각 10만원과 4만원을 지급받는다.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은 1일 기준 이보다 적은 3만원을 받는다.

공무원이 오후 늦게 현장에 투입돼 밤샘 근무를 한 경우에는 이틀 근무로 치고 6만원을 주기로 했다.

여기에다 1일 기준 식비 7000원이 지원된다.

조직위 관계자는 "공무원들이 AG 성공 개최를 위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려주는 것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보상금을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는 대회가 끝나고 오는 15일 이전까지 모든 대상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규모 보상금 잔치가 예고되는 가운데, 여기에 끼지 못한 경찰은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경찰은 AG에 동원된 국가·지방공무원 가운데 유일하게 조직위로부터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대상이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소방관과 시·구청 직원 등 지방공무원 뿐 아니라 경찰과 같은 국가공무원인 해경도 보상금을 받는다는데, 왜 경찰은 한 푼의 보상금도 받을 수 없는 것이냐"며 "경찰은 항상 이런 국가적인 행사에서 노예가 되는 것 같다"고 분노했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경찰청이 별도의 보상금 성격의 예산을 기재부로부터 이미 받은 상황이라서 우리가 경찰에 보상금을 지급하면 보상금을 이중 지급하는 꼴이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청의 입장은 다르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재부로부터 받은 예산은 AG 대비 안전 활동 관련 예산이지 보상금이 아니다"라며 "평균 수천명이 동원되는 경찰에 보상금을 주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경찰을 대상에서 제외한 것 같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