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거비에 자비보태 저소득층 30가구에 추석맞이 멸치 선물
인천의 한 환경미화원이 5년째 파지를 주워 번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남구 주안4동 주민센터에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김영한(55·오른쪽)씨는 지난 3일 추석을 맞아 지역내 저소득계층 30가구에 멸치 한 상자씩 총 30상자를 전달했다.

김씨의 작은 선물은 그가 구슬땀을 흘려 마련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김씨는 도로를 청소하면서 틈틈이 파지를 수거해 왔다.

파지는 동사무소 뒤 공간에 모아두고, 한 달에 한 번씩 고물상에 가져다준다.

그렇게 해서 김씨의 손에 들어오는 돈은 매달 6만~7만원 정도. 올해는 생각만큼 돈이 많이 모이지 않아 자비를 보태 멸치 30상자를 구입했다고 한다.

김씨의 이 같은 선행은 올해로 5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김씨는 25일 "새벽에 일하면서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파지 줍는 광경을 많이 봤다"며 "그 뒤부터 파지를 줍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가 건네준 파지를 두고 노인들 간 서로 더 차지하려고 싸우더라"며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내가 직접 고물상에 파지를 팔아 그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도 넉넉한 생활을 하지 못하지만 선물 살 돈이 부족하면 자비를 보태곤 한다"며 "남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이 아니어서 부끄럽기도 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한 더 많은 선행을 베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환경미화원으로서 시민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김씨는 "쓰레기 배출 요일제를 지키지 않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띈다. 그러면 도로가 지저분해지고 악취가 난다"며 "앞으로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