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기계체조 대표 이혜빈 어머니 박신옥
"결과 상관없이 국제대회 출전만으로 만족"

"향후 메달도 좋지만 부상 당하지 않았으면"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에 우리 딸이 인천에서 한국 대표로 참가하게 돼 기쁩니다."

박신옥(49·사진)씨는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에 출전해 4위를 기록한 국가대표 이혜빈(16·인천체고)의 어머니다.

그는 이혜빈을 국가대표 기계체조 선수로 키운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어려서부터 남달리 다리 찢기와 뜀박질에 능한 이혜빈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봤다.

이혜빈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던 해 무작정 기계체조 코치를 찾아갔고 그 결과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결실을 맺었다.

선수생활 7년차를 맞은 체전에서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은 물론, 도마 금, 마루 은, 개인종합 동 등 3개의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는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한 때 기계체조 부문에서 메달권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손목 부상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회 결과에 상관없이 세계대회에 출전해 기량을 펼친 것만 해도 만족스럽다"며 "특히 인천의 체조를 빛낼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뿌듯해 했다.

이어 "대회를 치르는 딸을 보면서는 벅차오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딸아이의 모습만 봐도 금세 눈물이 흐를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혜빈과 함께 한 시간들이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그는 "딸이 손발에 땀이 많이 나는 다한증을 앓고 있어 훈련 및 경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가끔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힘들어하는 딸을 보고 땅을 치고 후회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과정 탓에 박 씨는 이 선수의 모습이 한 없이 자랑스럽기만 하다.

그는 "힘든 순간마다 동료 선수들, 국가대표 감독님,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힘을 줬다. 이들의 도움으로 딸이 스스로 대학 진학 후 체육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도 갖게 됐다"며 "지금 이 자리까지 오기 위해 수 없이 힘든 시간을 지켜준 혜빈이에게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혜빈이가 10월 중국 난밍 세계대회와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도 참가한다"며 "좋은 성적도 좋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자신의 경기를 치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정아주 기자 aju@incheonilbo.com